트레치메 트레일 인근에서 더 멀리 걸을 준비가 된 하이커들은 여기서 더 동쪽인 Val Fiscalina까지 하이킹을 한다. 돌로미티의 가장 동쪽인 Sesto 지역에 있는 Val Fiscalina까지 몇 개의 산장이 있어서 hut to hut 하이킹을 하기에 최고다. 락 클라이밍을 하려는 등반가들을 위한 via ferrata 루트도 있고, 하이킹으로도 갈 수 있는 루트도 있다.
사실 트레치메에서 Val Fiscalina까지 트레일을 따라 걸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그곳의 산장을 예약했다. 트레치메에서 못한 hut to hut 하이킹을 여기서 한 번 해보고 싶어서였다. 약 11km 거리로 산을 넘어야 하지만 그리 험한 길은 아닌 것 같아 도전해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전 날 트레치메 트레일에서 너무 많이 걸어서 지친 데다가 유럽 전역에 불어닥친 폭염까지 겹쳐 배낭 메고 그 길을 걷는 것은 무리인 듯해 아쉽지만 포기했다. 7월 중에는 아루론조 산장에서 셔틀버스도 운행하지만, 아직은 운행 전이라 산장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로 Dobbiaco까지 간 뒤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Val Fiscalina에 도착했다.
Val Fiscalina 트레일은 숲과 메도우를 따라 4.5km 이어진다. 이 길에 있는 예쁜 산장 Rifugio Fondo Valle/Talschlusshütte에서 하루를 묵으며 강가의 시원한 계곡을 찾아 모처럼 편안한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이제 돌로미티의 일정을 마치고 출발지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 목적지 Lago di Braies만 남았다. 버스를 타고 이 호수와 가까운 마을 빌라바사 Villabassa /Niederdorf로 향했다. 이곳의 빌라를 빌려 돌로미티에서의 마지막 이틀을 보냈다.
빌라바사는 오랜 기간 스파 휴양지로 명성을 높였던 자그마한 마을이다. 유럽 최초의 Kneipp 아웃도어 스파 어드벤처 빌리지가 들어서 지금도 웰빙 빌리지로서의 맥락을 이어가고 있다. 또 돌로미티 수퍼바이크 마운튼 바이크 대회의 출발과 도착지이기도 하다.
빌라바사의 인근 마을 Dobbiaco/Toblach는 매년 여름철 열리는 구스타프 말러 음악제 'Gustav Mahler Music Weeks'로 유명하다. 구스타프 말러는 마을에서 가까운 Val Pusteria 밸리의 한 별장에서 대지의 노래 'Das Lied von der Erde’를 작곡, 1907년 발표했다. 말러는 이와 동시에 심포니 10번도 작곡 중이었으나 완성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 Val Pusteria에서는 또 매년 6월 세계 합창 페스티벌 'Alta Pusteria'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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