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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Italy

Val Fiscalina- Villabassa - 돌로미티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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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치메 트레일 인근에서 더 멀리 걸을 준비가 된 하이커들은  여기서 더 동쪽인 Val Fiscalina까지 하이킹을 한다. 돌로미티의 가장 동쪽인 Sesto 지역에 있는 Val Fiscalina까지 몇 개의 산장이 있어서 hut to hut 하이킹을 하기에 최고다. 락 클라이밍을 하려는 등반가들을 위한 via ferrata 루트도 있고, 하이킹으로도 갈 수 있는 루트도 있다. 

 

사실 트레치메에서 Val Fiscalina까지 트레일을 따라 걸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그곳의 산장을 예약했다. 트레치메에서 못한 hut to hut 하이킹을 여기서 한 번 해보고 싶어서였다. 약 11km 거리로 산을 넘어야 하지만 그리 험한 길은 아닌 것 같아 도전해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전 날 트레치메 트레일에서 너무 많이 걸어서 지친 데다가 유럽 전역에 불어닥친 폭염까지 겹쳐 배낭 메고 그 길을 걷는 것은 무리인 듯해 아쉽지만 포기했다. 7월 중에는 아루론조 산장에서 셔틀버스도 운행하지만, 아직은 운행 전이라 산장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로 Dobbiaco까지 간 뒤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Val Fiscalina에 도착했다. 

 

Val Fiscalina 트레일은 숲과 메도우를 따라 4.5km 이어진다. 이 길에 있는 예쁜 산장 Rifugio Fondo Valle/Talschlusshütte에서 하루를 묵으며 강가의 시원한 계곡을 찾아 모처럼 편안한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되는 트레일은 숲과 메도우, 들꽃이 어우러진 목가적인 풍경이 평화롭다.  

 

트레일을 따라 산책하듯 30분 정도 걸으면 우리가 묵을 Rifugio Fondovalle에 도착한다.  
 산과 숲, 초원으로 둘러싸인 산장의 뷰는 최고다. 샬레 스타일의 산장은 외부와 내부 모두 너무 예쁘고 깨끗해서 마음에 쏙 들었다. 더블룸은 없고 4인~10인용 도미토리만 있다. 

 

halfboard로 예약해 저녁과 다음 날 아침이 포함된다. 음식은 메인과 디저트 모두 아주 깔끔하고 훌륭했다. 특히 이탈리아의 대표적 음식 중 하나인 리조토가 특이하게 그린색인데 정말 일품이다. 돌로미티에서 독특한 사우스 티롤 음식에 여러 번 반했지만 그중에서도 첫 손으로 꼽고 싶은 곳.  

 

산장 앞에서부터 트레치메까지 여러 트레일과 Via Ferrata 코스들이 연결된다. 

 

계곡을 찾아 휴식을 취한 다음 날 아침 돌아가는 길에 마침 라마를 몰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행렬을 만났다. 등에 가방을 하나씩 달고 가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이제 돌로미티의 일정을 마치고 출발지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 목적지 Lago di Braies만 남았다. 버스를 타고 이 호수와 가까운 마을 빌라바사 Villabassa /Niederdorf로 향했다. 이곳의 빌라를 빌려 돌로미티에서의 마지막 이틀을 보냈다.  

 

빌라바사는 오랜 기간 스파 휴양지로 명성을 높였던 자그마한 마을이다. 유럽 최초의 Kneipp 아웃도어 스파 어드벤처 빌리지가 들어서 지금도 웰빙 빌리지로서의 맥락을 이어가고 있다. 또 돌로미티 수퍼바이크 마운튼 바이크 대회의 출발과 도착지이기도 하다.  

 

빌라바사의 인근 마을 Dobbiaco/Toblach는 매년 여름철 열리는 구스타프 말러 음악제  'Gustav Mahler Music Weeks'로 유명하다.  구스타프 말러는 마을에서 가까운 Val Pusteria 밸리의 한 별장에서 대지의 노래 'Das Lied von der Erde’를 작곡, 1907년 발표했다. 말러는 이와 동시에 심포니 10번도 작곡 중이었으나  완성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 Val Pusteria에서는 또 매년 6월 세계 합창 페스티벌 'Alta Pusteria'도 열린다. 

 

평화로운 전원마을 빌라바사 마을 풍경. 마을의 랜드마크인 성당 Chiesa di Santo Stefano 뒤로 전원 풍경이 펼쳐진다. 

 

 성당앞에는 제법 큰 규모의 묘지가 잘 정돈돼 있다. 
성당 내부에 들어가면 아름다운 천정화가 특히 눈에 띈다. 

 

저녁때 산책하러 나갔더니 마침 성당 앞에서 부터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었다. 
전통의상을 입고 퍼레이드를 벌인 사람들이 시청 앞으로 모두 모여 의식을 가졌다. 마을 주민들 뿐 아니라 이 일대 지역 주민들이 함께 모이는 큰 행사라고. 그런데 진행 언어가 이탈리아어가 아니라 독일어여서 놀랐다. 통계에 따르면 이 지역 인구의 92%가 독일어를 사용한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 이탈리어를 거의 들을 수 없었다. 지금은 이탈리아 땅이지만 바로 오스트리아와 바로 국경을 맞댄 곳이고 오랜기간 전쟁으로 나라가 바뀌어온 이 지역 역사를 말해주는 듯하다.   

 

어둠이 깃들면 산과 숲을 배경으로 우뚝 선 성당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Pusteria 지역 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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