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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Italy

미수리나 호수 -아우론조 산장- 돌로미티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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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티나 담페초에서 다음 목적지인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Tre Cime di Lavaredo로 가는 길에 미수리나 호수 Lago di Misurina에 들렀다. 미수리나 호수 앞에서 트레치메의 관문인 아우론조 산장 Rifugio Auronzo까지 가는 돌로미티 버스가 하루에 몇 차례 운행된다(시즌에 따라서). 아침에 코르티나 담페초를 출발, 호수를 산책하며 시간을 보낸 후 오후에 아우론조로 가는 버스를 탔다. 

 

해발 1754m에 위치한 미수리나 호수는 호반 둘레 2.6km, 최고 수심 5m에 불과한 자그마한 호수. 그러나 돌로미티에서 가장 유명한 트레 치메로 가는 길에 있고, 3,000m 이상의 설산을 배경으로 하는 빼어난 풍광으로 인기 있는 곳이다. 이 작은 호수 부근에 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 10여개가 모여 있다.  

 

1956년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때는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가 이 호수에서 열렸다. 이는 천연빙판 위에서 마지막으로 치러진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이기도 하다. 또 1975년 이탈리아 가수 Claudio Baglioni가 'Il Lago Di Misurina'라는 노래를 발표해 그 이름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호수에 도착하니 주변을 둘러싼 고산들의 풍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절경을 감상하면서 호숫가를 한 바퀴 산책했다.

 

그림같은 설산을 배경으로 들어선 이 건물은 호텔 처럼 보이지만, 이탈리아 유일의 소아 천식치료센터다. 원래는 이탈리아 왕족들의 여름 별장이었던 곳. 이 지역은 특히 높은 해발고도와 낮은 습도, 산들에 둘러싸인 깨끗한 자연환경 덕분에 청정한 공기로 유명하다. 치료센터는 천식 아동들 뿐 아니라 호흡기질환을 가진 성인 환자들도 수용한다.
호수 뒤 오른 쪽으로 우뚝 솟은 트레치메가 보인다. 트레치메 트레일을 걸으면서 보는 것과는 다른 각도.

 

산책하던 중 스키 슬로프로 오르는 체어리프트를 타고 작은 산에 올라가 봤다. 언덕 위에서 호수 뷰를 조망할 수 있고 산장 Col de Varda가 있다.
리프트에서 내려다 본 호수 전망.
호수 한 바퀴를 걸은 뒤 오른 쪽에 보이는 산장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동안 리퓨지오들에서는 볼 수 없던 피자를 오랜만에 발견해 반가웠다. 이 맛있는 피자를 먹으니 이탈리아에 있다는 실감이 팍팍 난다.

 

미수리나에서 버스를 타고 트레치메로 향했다. 버스는 약 30분 걸려 우리가 묵을 아우론조 산장(해발고도 2333m) 에 도착했다.

트레치메 트레일을 걷는 동안 아우론조를 비롯해 라바레도 산장 Rif. Lavaredo, 로카텔리 산장 Rif. Locatelli 등 3개의 산장을 지난다. 10km 거리의 룹 트레일은 하루에 충분히 걸을 수 있지만, 워낙 경관이 뛰어나 산장에서 하루씩 묵으면서 hut to hut 하이킹을 즐기기에 최고다. 특히 트레치메를 가장 좋은 각도에서 조망할 수있는 로카텔리는 그 인기 덕에 예약하기 힘들기로 유명하다. 우리도 아우론조와 로카텔리에서 각 1박 씩을 하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다른 곳보다 늦게 오픈하는 로카텔리는 시즌 오픈 전이어서 아우론조에서 이틀을 묵었다.  

 

아우론조 산장에 도착했다. 유일하게 차로 접근할 수 있는 도로의 끝, 트레치메의 관문이다.
바이커들도 많이 보인다.
아우론조 산장은 트레치메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산장이다. 25개 룸에 2~6 베드를 갖추어 총 104명을 수용할 수 있다. 130 테이블이 있는 넓은 식당에서는 바로 건너 편 Cadini di Misurina 산군의 전망이 펼쳐진다.

 

체크인 후 산장 건너편으로 난 트레일로 걸어 올라가 봤다.  Cadini di Misurina 산군의 뾰족뾰족 솟은 봉우리들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트레치메 봉우리도 한 눈에 들어온다. 트레일을 걸어 반대편에서 봐야 3개 봉우리를 확실히 볼 수 있다. 우뚝 솟은 암벽 아래 아우론조 산장이 아주 조그맣게 보인다.
하루종일 뜨겁던 해가 뉘엿뉘엿 지고 산장과 주변이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든다.
다음 날은 이 트레치메 트레일을 걷게 된다.
다음 날 새벽에 담은 일출.

 

** Rifugio Auronzo

 

대부분의 산장이 온라인 예약은 불가능하며 이메일로 문의나 예약을 해야 한다. 트레치메가 워낙 인기 있는 트레일이다 보니 산장 역시 많은 하이커들이 몰리기 때문에 예약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우리는 4월 초에 아우론조를 예약했는데(6월 말 여행) 처음엔 더블룸이 없어 하루는 도미토리로 예약했다. 다행히 나중에 캔슬이 있어서 더블룸으로 변경할 수 있었다.   

가격은 더블룸의 경우 방만 이용하면 1인당 34 유로, 아침, 저녁이 포함되는 half board는 60유로,샤워 5유로는 별도. 음식은 그동안 하이킹하면서 점심을 먹었던 다른 산장들에 비해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고, 아침은 정말로 심플하다. 식당의 전망은 뛰어나다.

도미토리의 경우 슬리핑백이나 린넨을 제공하지 않으므로 각자 준비해야 한다(산장마다 다름). 건물 내에 들어가면 신발은 각 층의 입구에서 벗어 신발장에 보관하고 들어가야 한다.

 

*아우론조 웹사이트: Rifugio Auronzo - Belluno Dolomites

 

우리가 이틀 머무른 더블룸. 작지만 매우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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