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티나 담페초에서 다음 목적지인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Tre Cime di Lavaredo로 가는 길에 미수리나 호수 Lago di Misurina에 들렀다. 미수리나 호수 앞에서 트레치메의 관문인 아우론조 산장 Rifugio Auronzo까지 가는 돌로미티 버스가 하루에 몇 차례 운행된다(시즌에 따라서). 아침에 코르티나 담페초를 출발, 호수를 산책하며 시간을 보낸 후 오후에 아우론조로 가는 버스를 탔다.
해발 1754m에 위치한 미수리나 호수는 호반 둘레 2.6km, 최고 수심 5m에 불과한 자그마한 호수. 그러나 돌로미티에서 가장 유명한 트레 치메로 가는 길에 있고, 3,000m 이상의 설산을 배경으로 하는 빼어난 풍광으로 인기 있는 곳이다. 이 작은 호수 부근에 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 10여개가 모여 있다.
1956년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때는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가 이 호수에서 열렸다. 이는 천연빙판 위에서 마지막으로 치러진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이기도 하다. 또 1975년 이탈리아 가수 Claudio Baglioni가 'Il Lago Di Misurina'라는 노래를 발표해 그 이름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미수리나에서 버스를 타고 트레치메로 향했다. 버스는 약 30분 걸려 우리가 묵을 아우론조 산장(해발고도 2333m) 에 도착했다.
트레치메 트레일을 걷는 동안 아우론조를 비롯해 라바레도 산장 Rif. Lavaredo, 로카텔리 산장 Rif. Locatelli 등 3개의 산장을 지난다. 10km 거리의 룹 트레일은 하루에 충분히 걸을 수 있지만, 워낙 경관이 뛰어나 산장에서 하루씩 묵으면서 hut to hut 하이킹을 즐기기에 최고다. 특히 트레치메를 가장 좋은 각도에서 조망할 수있는 로카텔리는 그 인기 덕에 예약하기 힘들기로 유명하다. 우리도 아우론조와 로카텔리에서 각 1박 씩을 하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다른 곳보다 늦게 오픈하는 로카텔리는 시즌 오픈 전이어서 아우론조에서 이틀을 묵었다.
** Rifugio Auronzo
대부분의 산장이 온라인 예약은 불가능하며 이메일로 문의나 예약을 해야 한다. 트레치메가 워낙 인기 있는 트레일이다 보니 산장 역시 많은 하이커들이 몰리기 때문에 예약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우리는 4월 초에 아우론조를 예약했는데(6월 말 여행) 처음엔 더블룸이 없어 하루는 도미토리로 예약했다. 다행히 나중에 캔슬이 있어서 더블룸으로 변경할 수 있었다.
가격은 더블룸의 경우 방만 이용하면 1인당 34 유로, 아침, 저녁이 포함되는 half board는 60유로,샤워 5유로는 별도. 음식은 그동안 하이킹하면서 점심을 먹었던 다른 산장들에 비해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고, 아침은 정말로 심플하다. 식당의 전망은 뛰어나다.
도미토리의 경우 슬리핑백이나 린넨을 제공하지 않으므로 각자 준비해야 한다(산장마다 다름). 건물 내에 들어가면 신발은 각 층의 입구에서 벗어 신발장에 보관하고 들어가야 한다.
*아우론조 웹사이트: Rifugio Auronzo - Belluno Dolomi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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