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바사에 도착한 다음 날 돌로미티의 마지막 목적지인 브라이에스 호수 Lago di Braies/Pragser Wildsee를 찾았다. 이 곳은 돌로미티에서 가장 큰 자연호수이며 주변 산세와 신비한 물빛으로 이탈리아의 가장 아름다운 호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해발고도 1469m, 길이 1.2km의 자그마한 호수다. 호숫가를 한 바퀴 도는 트레일은 물론, 가족동반 나들이 코스로도 인기다.
우리가 묵은 빌라바사에서 버스 #442를 타고 35분 정도 가니 호수 입구 주차장에 닿는다. 버스에서 내리면 곧 호수를 한바퀴 도는 트레일이 나온다. 트레일 거리 3.6km, 난이도는 easy. loop 트레일이므로 어느쪽으로 걸어도 되지만 대부분 시계 방향으로 걷는다.
호수는 아름다웠지만 더운 날씨 때문인지 특히 오후엔 호숫가에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한가롭게 즐기기는 어려웠다. 돌로미티에서 이렇게 붐비는 곳은 처음 보는 풍경이어서 굉장히 낯설었다. 메인 트레일에서 벗어나 초원 풍경 속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그래도 다행이었다. 9시쯤 걷기 시작했는데도 아침부터 트레일에 사람들이 많았다. 여름에 방문한다면 되도록 일찍 출발해야 혼잡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