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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Italy

돌로미티의 보석, Lago di Braies - 돌로미티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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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바사에 도착한 다음 날 돌로미티의 마지막 목적지인 브라이에스 호수 Lago di Braies/Pragser Wildsee를 찾았다. 이 곳은 돌로미티에서 가장 큰 자연호수이며 주변 산세와 신비한 물빛으로 이탈리아의 가장 아름다운 호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해발고도 1469m,  길이 1.2km의 자그마한 호수다. 호숫가를 한 바퀴 도는 트레일은 물론,  가족동반 나들이 코스로도 인기다. 

 

우리가 묵은 빌라바사에서 버스 #442를 타고 35분 정도 가니 호수 입구 주차장에 닿는다. 버스에서 내리면 곧 호수를 한바퀴 도는 트레일이 나온다. 트레일 거리 3.6km, 난이도는 easy. loop 트레일이므로 어느쪽으로 걸어도 되지만 대부분 시계 방향으로 걷는다. 

 

호수는 아름다웠지만 더운 날씨 때문인지 특히 오후엔 호숫가에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한가롭게 즐기기는 어려웠다. 돌로미티에서 이렇게 붐비는 곳은 처음 보는 풍경이어서  굉장히 낯설었다. 메인 트레일에서 벗어나 초원 풍경 속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그래도 다행이었다.  9시쯤 걷기 시작했는데도 아침부터 트레일에 사람들이 많았다. 여름에 방문한다면 되도록 일찍 출발해야 혼잡을 피할 수 있다. 

 

 

트레일을 걷기 시작하니 바로 눈부신 절경이 펼쳐진다. 하얀 Croda del Becco 봉우리 아래 터코이즈 그린의 호수가 햇살 아래 반짝거린다. 선착장의 나무 보트들까지 더해져 보석 같은 브레이에스 호수의 가장 완벽한 풍경이 완성된다. .

 

어느 쪽으로 걷든 트레일의 첫 부분은 평이한 길이라 화보 풍경의 호수를 감상하며 산책하듯 걷을 수 있다. 

 

호수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더러 보인다. 

 

아침이라 산봉우리가 맑은 호수에 반영돼 더욱 멋진 풍경을 만든다. 평이한 길이 끝나고 오르막을 걷게 된다. 일찍 출발했는데도 벌써 줄지어 올라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호수의 남단 거의 끝부분에 이르면 여러 트레일로 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 트레일들은 Croda del Becco 산과 Fanes-Sennes-Braies 자연공원으로 연결된다. 이곳이 유명한 Alta Via 1 코스의 출발점으로, 그룹으로 트레킹 하는 하이커들이 많이 보인다. 호숫가 트레일을 계속 걸을 사람들은 호수 끝에서 비치를 따라 걸어 출발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우리는 호수 끝에서 메인 트레일을 벗어나 산장 Malga Foresta을 향해 걸었다. 

 

우리는 호수 끝에서 좀 더 걸으면 산장이 있다는 말을 듣고 메인 트레일을 벗어나 좀더 걸었다. 30분 정도 걸으니 숲과 초원 속에 들어선 Malga Foresta가 보인다. malga는 rifugio와는 달리 숙소는 없고 레스토랑만 운영하는 곳이다. 
패티오에서 바라보는 Croda del Becco의 전망이 근사하다. 여기도 테이블이 다 꽉 찰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파스타와 덤플링, 그리고 산속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잔...사우스 티롤의 못잊을 음식들.

 

점심 후 산장 옆 들꽃 만발한 초원에 앉아 쉬며 더위를 식혔다. 호숫가 트레일과는 달리 한적해서 평화롭고 여유있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휴식 후 다시 호숫가 트레일로 돌아가는 길

 

메인 트레일로 돌아오니 완전 딴 세상이 돼있었다. 오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었다. 온 유럽에 폭염이 몰려왔을 때라 사람들이 온통 호수로 피서를 온듯 했다.  브라이에스는 수영을 할 수 있는 호수지만, 물이 얼음처럼 차서 보통 수영하기 어렵다는데 이 날은 예외다.

 

호수 바로 앞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자그마한 교회당은 예쁘기까지 하다. 
성당 내부는 정말 소박하다. 
성당 앞 호숫가는 물놀이하는 사람들로 더욱 북적인다. 예쁜 성당을 보며 호수 앞에서 쉬고 싶은 곳이지만, 인파 때문에 잠깐 보고 지나쳤다. 
보트 타는 사람들도 많아 아침에 줄지어 있던 보트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브라이에스 호수를 마지막으로 20일간의 꿈 같은 돌로미티 일정을 마쳤다. 다음 날 아침 빌라바사에서 기차를 타고 인스부르크로 향하는 길. 기차가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국경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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