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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Italy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들꽃 길 - 돌로미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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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 바디아의 인기 하이킹 루트 중 하나인 산타 크로체 La Crusc/Santa Croce, 그리고 Armentara 고원으로 이어지는  긴 트레일을 걸었다. 

 

해발고도 2045m에 위치한 아름다운 성당 산타 크로체는 인근 바디아 Badia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쉽게 올라갈 수도 있다. 우리는 숙소가 있는 산 카시아노에서부터 트레일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내려갈 때는 봄철이면 만발하는 야생화로 잘 알려진 Armentara 메도우를 통해 바디아 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선택했다. 덕분에 거의 2시간이나 계속되는 엄청난 야생화 속에 파묻혀 걷는 행운을 누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들꽃천국이 그곳에 있었다.   

 

이 날 걸은 트레일은 산타 크로체 까지 약 6km,  다시 바디아까지 약 9km 총 15km가 넘는다. 걷는 시간만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우리는 들꽃에 홀려 걷다 쉬다 하느라 하루 종일  걸었지만. 난이도는 moderate 수준.

 

산 카시아노에서 산타 크로체를 향해 출발했다. 아침에 구름이 자욱하길래 비가 올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날씨가 좋아졌다. 나중에 소나기가 뿌리기는 했지만.
숲을 지나면 아름다운 전망의, 경사가 심한 트레일을 오른다. 산타 크로체는 옛부터 순례자들을 위한 성소였다. 순례자들이 가는 길을 따라 곳곳에 예수나 성경 이야기 등 목각 조각품들이 하나씩 전시돼 있다.
약 2시간 걸어 올라 해발 2,045m의 Santa Croce에 도착했다. 성당은 Fanes Senes Braies Nature Park에 위치한 Sasso di Santa Croce의 절벽 아래 들어서 있다. 이 앞에서 돌로미티 최고의 산 Marmolada와 Sella, Puez-Odle 와 Sass de Putia 등 연봉들이 펼치는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성당은 성인 St. Joseph Freinademetz의 탄생지이자 순례자 교회로 알려졌다. 15세기에 건축, 1650년 확장됐다.
성당 바로 옆에는 Rifugio S. Croce가 있다. 성소를 찾은 순례자들이 묵어가기도 하던 곳으로, 이제는 하이커들이 숙소와 레스토랑으로 이용된다.
외부와 마찬가지로 화이트로 칠해진 실내는 소박하지만 정갈한 아름다움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천정화들이 눈에 띈다.

 

성당을 구경한 뒤 Armentara 고원으로 향했다. 거대한 Sasso di Santa Croce의 암벽 아래를 지나간다.

 

눈이 수북이 쌓인 길을 올라가면 바위들과 빙하 사이로 생긴 천연 얼음동굴이 나온다.

 

바위가 깨져 생긴 모난 돌들 위로 험난한 길이 이어진다. 걷기도 힘든데 이런 길 위을 달리는 바이커들이 대단하다.

 

바위길은 끝나고 이제 Armentara 메도우 꽃길이다. 'Roda de Armentara-Badia' 사인을 따라, 바디아까지 긴 들꽃 세상이 열린다.

 

오르막 길을 오르니 고원 속에 자립잡은 리퓨지오 Ranch da Andre가 반갑게 맞아준다. 스튜, 감자와 소시지 그리고 맥주 한잔...산중에서 맛보는 최고의 식사~

 

산중 날씨는 빠르게 변한다. 이 날 하이킹 하면서 특히 변덕스런 산의 날씨를 제대로 경험했다. 갑자기 소나기가 무섭게 퍼붓다가 몇 초후면 또 금방 갠다. 비가 쏟아진 후 하늘이 개면 들꽃들은 더 생생한 빛깔로 다가온다.

 

저 아래로 산 아래 바디아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행히 들꽃이 가장 만발한 부분에 도달할 때 하늘이 개서 그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산과 초원과 농장과 그리고 모양과 색깔이 모두 다르게 피어난 들꽃이 바디아까지 걷는 내내 계속된다. 들꽃 천국이라 감탄했던 융프라우의 트레일에서도 보지 못한 들꽃의 신세계다.

 

바디아에 도착, 여기서 버스로 산 카시아노로 돌아갔다. 아침 일찍 출발해 하루종일 걸은 날, 만보기가 3만보를 훌쩍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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