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네디언 로키의 수 많은 아름다운 호수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레이크 루이스다. 세계 10대 절경으로 꼽히는 레이크 루이스는 물론 아름답지만,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호수는 모레인 레이크다. 20년 전 처음 로키를 방문해 이 호수를 본 이후 '로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모레인이 됐다. 깊고 푸른 호수의 신비한 빛깔과 울창한 침엽수 숲 그리고 무엇보다도 뒤에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10개의 산봉우리, 텐 픽스 Ten Peaks가 어우러지는 모습은 언제봐도 환상적이다.
몇 년 전 가을에 모레인 레이크에서 출발하는 라치밸리 Larch Valley 트레일 하이킹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텐 픽스와 황금빛으로 물든 라치트리 사이를 걸으며 로키에 푹 빠졌었다. 아이플 레이크 Eiffel Lake 트레일은 이보다 더 가까이, 텐 픽스 바로 아래를 걸으면서 10개 봉우리들의 파노라믹 전망을 보며 걸을 수 있는 곳이다.
트레일의 거리는 왕복 11.2km, 표고차 370m, 난이도 moderate.
모레인 레이크 주차장에서 출발해 트레일 입구부터 오르막이 시작돼 계속 지그재그로 경사진 산길을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일단 오르막을 통과한 다음 나머지 길은 평탄하고 걷기 좋다. 트레일의 끝부분이 바위길이고 험한 부분도 있으나 힘든 구간은 없다. 들꽃이 만발한 초지와 숲을 지나 아이플 레이크에 도착하기 까지 걷는 내내 눈 앞에서 펼쳐지는 텐 픽스의 장관이 숨막히도록 아름답다.
산봉우리 아래 오롯이 들어앉은 아이플 레이크는 호수 자체는 작고 평범하다. 그러나 10개의 눈부신 봉우리들로 인해 가장 특별한 풍경을 간직한 호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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