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urope/Italy

가르다호수 Lake Garda 2 <스위스/이탈리아 55일 7>

반응형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호수인 가르다호수변에는 가장 유명한 시르미오네 외에도 작고 예쁜 마을들이 곳곳에 보석처럼 박혀있다.  가르다 호수의 마지막 날,  아침부터 부지런히 다시 페리에 올랐다. 페리는 호수의 동서 양쪽을 가로질러 가며 긴 호수의 북쪽까지 운행된다. 

이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리조트 마을 중 하나인 말체시네 Malcesine 와 리모네 술 가르다 Limone sul Garda를 찾았다. 둘 다 매력 넘치는 작은 마을로, 특히 말체시네는 코모와 가르다 등 모든 호수 마을들 중에서도 가장 예쁜 마을로 기억되는 곳이다. 

 

페리 가격은 하루 종일 마음대로 탈 수 있는 티켓 34.30 유로. 말체시네까지 one way 13.50 유로 + 리모네 6.50 유로

자세한 스케줄과 가격 등 정보:  Homepage - Navigazione Laghi

 

 

페리를 갈아타기 위해 잠깐 들른 작은 마을 가르다.

 

 

 

가는 내내 산과 호수의 자연과 마을이 어울려 하나같이 포스트카드 풍경이다. 페리는 호수를 가로질러 동서 양쪽 마을을 오가고, 배에서 내리지 않더라도 마을에 닿을 때마다 가까이서 성이며 빌라, 항구 등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마을을 구경하는 재미도 크다.

 

 

Malcesine

 

페리가 여러 마을들을 거쳐 북쪽으로 2시간 정도 올라가니, 호수와 산으로 둘러싸인 파스텔톤의 마을 말체시네가 보인다.

 

말체시네의 오래된 항구 Porticciolo di Malcesine

 

페리에서 내리면 호수변을 따라 호텔,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들어선 거리가 방문객들로 매우 분주하다.

 

항구에서 내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호숫가의 Palazzo dei Capitani. 성 처럼 보이는 이 건물은 11세기에 건축된 대저택으로 현재 뮤지엄으로 개방하고 있다. 고색창연하고 웅장한 문 뒤에 마치 별세계가 펼쳐질 것만 같은 느낌?

 

별세계는 없지만, 화려한 꽃과 산과 호수의 환상적인 전망이 펼쳐지는 가든이 나타난다. 한때 이 호수를 관리, 통제하던 책임자(캡틴)의 저택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Captain's Palace' 라는 의미의 이름이 붙었다. 가든 역시 캡틴의 배를 정박했던 곳이라고.

 

올드타운의 먹거리와 볼거리로 가득한 골목길은 커피도 마시고 젤라토도 먹고 구경할 것도 많다.

 

골목골목 세월의 흔적이 쌓인 올드타운은 좁고 오래된 코블스톤의 골목들이 마치 미로처럼 구불구불 얽혀있다. 정해진 길은 없고, 미로 속을 발길 가는 대로 걸으며, 이곳에선 길을 잃는 것도 즐거움이다.

 

스칼리제로 캐슬 Castello Scaligero di Malcesine로 가는 길. 시르미오네의 캐슬과 마찬가지로 Della Scala 가문에서 건축한 요새라 이름도 같다. 이 일대에서 파워가 막강한 가문이었음이 분명하다.

 

 

 

Limone sul Garda

 

가르다 호수의 마지막 날이라, 그냥 돌아가기가 섭섭해 호수 건너편 작은 마을 리모네로 건너갔다. 그러나 생각지 못한  해프닝으로,  리모네는 더 기억에 남는 마을이 됐다.

마지막 배 시간 때문에 숙소가 있는 데센자노는 버스편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마을을 돌아본 후 버스 정류장에서 타임테이블을 확인하고 제 시간에 온 버스를 의심없이 탔다. 여행지에선 꼭 확인을 하는 편인데 이번엔 너무 믿고 탄 것이 잘못이었다.  얼마 후 작은 동네에 버스의 사람들이 다 내리길래 이상해서 물어보니 거기가 종점이라는 거다. 더 황당한건 그 버스가 막차라 택시를 타거나 자고 아침에 가는 방법밖에 없다는 사람들의 말이었다. 저녁 6시경인데 막차라니? 다음 날 아침엔 기차를 타고 떠나야 하니 반드시 오늘 가야하고, 택시는 얼마인지도 언제 올지도 알수없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일단 히치하이킹을 한번 해볼까 하고 도로로 갔는데,  마침 인상이 좋은 한 남성이 차에서 내리길래 상황을 설명했다. 우선 영어가 통해 다행이었고(이탈리아에서 영어 통하기 어렵다), 만나기로한 친구도 양해하면 데려다주겠다고 흔쾌히 동의했다. 친구도 OK, 착한 사람들을 만난 덕분에 운좋게도 첫 시도에 차를 얻어탈 수 있었다. 이 남성은 학교 행정 관리자고 같이 있던 친구는 이 마을의 초등학교 교사였다.  이들은 돌아가는 길에 바위 터널 속의 성모상이 있는 지역 명소를 안내하기도 했다. 사례비도 괜찮다며 사양하기도 했는데, 그건 경우가 아니라 50유로를 사례비로 보답했다.

여행지에서 가끔은 예기치 않은 일이 생기고, 이런 따뜻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오밀조밀 예쁜 리모네의 자그마한 항구

 

항구를 지나 호수변을 따라 펼쳐지는 넓은 산책로는 컬러풀한 꽃들과 아자수들로 마치 남국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가르다 호수 지역이 다 지중해성 기후지만, 특히 이곳은 온화한 기후 덕에 아주 오래전부터 레몬 등 시트러스 나무와 올리브 산지로 잘 알려졌다. 그러나 마을 이름은 레몬에서 온 것이 아니라 고대 주변 지역 이름(라틴어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리모네에서는 역시 레몬~
집이며 샵이며 할것없이 어디나 꽃과 나무들로 장식해 여행자의 걸음걸음이 즐겁다.

 

1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인데, 낯선 여행자들에게 흔쾌히 친절을 베풀어준 루카와 그의 친구. 데센자노에게 도착, 이들에게 맥주 한잔 씩 대접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들 덕분에 예쁜 마을 리모네에 소중한 추억 하나가 더 보태졌다.

 

가르다 호수의 페리 루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