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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France

놀라운 파노라믹 장관, 그랑 몽테 <알프스 여행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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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순 샤모니 지역을 여행하다 보니 아직 덜 녹은 눈 때문에 해발고도 2,000m 이상의 트레일은 오픈하지 않은 곳이 많았다. 그래도 운이 좋았던 것은, 대부분의 케이블카가 우리가 도착한 날인 16일부터 여름시즌의 운행이 재개됐다는 것.


샤모니 일대 대부분의 트레일들이 워낙 높은 신중에 있다보니, 주로 케이블카로 올라가서 출발하게 된다. 트레일을 걷지 않더리도 명소를 찾아가는 데도 케이블카 이용이 필수다. 그 날짜를 알고 스케줄을 잡은 것은 아닌데, 우연히도 딱 맞아 떨어져서 다행이었다. 


비록 트레킹을 못해도, 처음 방문한 샤모니에서 케이블카로  여러 장소를 방문하며 걷기도 하고 알프스의 산들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La Flégère



샤모니 인근 레 플라즈 Les Plaz 마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라 플레제르에 올랐다. 이곳은 락 블랑  Lac Blanc 을 비롯한 몇 개의 호수로 가는 트레일, 그리고 Planpraz까지 이어지는 6km의 트레일의 출발점이다. 여기에서 체어 리프트를 타면 2396m L'Index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 





자그마한 카페에는 의자 몇개가 놓여 있다. 소박하지만 편안한 이곳에 앉아 점심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전망도 즐기고... 산중의 이런 소박한 공간이 너무 좋다. 


 

 


Plan Plaz



원래는 라 플레제르에서 트레일을 따라 걸으려 했던 그 곳, Plan Plaz를 샤모니에서 리프트를 타고 올랐다. 여기서 다시 케이블를 타고 2525m 의 브레방  Brevent 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이 구간은 아직 오픈되지 않았다.

Plan Plaz에 올라가니 사람들이 엄청나게 모여 있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마침 프랑스 구조대의 헬리콥터 구조 시범이 있는 날이었다. 




헬리콥터로 눈 속의 갇힌 개도 구조하고, 산 중 부상당한 사람도 구조하고, 산불을 끄고 등반객도 구조하는 시범이었다. 산속이라 날씨가 꽤쌀쌀했는데 처음 보는 흥미로운 구조 시범에 추운 줄도 모르고 한참을 구경하다가 돌이왔다. 



Grands Montets



그랑 몽테는 샤모니의 북쪽 Argentière 마을에서 케이블카를 타며 3275m 높이까지 올라간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빙하의 절경부터가 예사롭지가 않다. 

그랑 몽테는 샤모니 밸리 일대에서도 가장 크고 가장 인기 높은 스키 리조트로 알려져 있다. 높은 지대에다가 북쪽으로 향해있어 뛰어난 눈의 질로도 유명하며 5월까지도 스키를 즐긴다고 한다. 그래서 겨울이면 세계 각지의 스키어들이 스키와 스노보드의 천국인 이곳으로 모여든다. 심지어 우리가 갔던 6월 중순에도 스노우보드를 타는지, 보드를 들고 케이블카를 내려가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랑몽테에 도착. 





케이블카에서 내려 계단을 따라 좀더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3296m, 그랑몽테의 정상이다.


전망대에 서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Les Droites, La Grand Rocheuse and L’Aiguille Verte4000m 가 넘는 3개의 고산을 비롯한 일련의 봉우리들과  유럽 최대의 빙하들이 만들어내는 파노라믹 장관이 바로 지척에서 펼쳐진다. 그 웅장한 모습은 알프스의 그 어디 보다도 압도적이고 신비롭다. 

여름인데도 고스란히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빙하 덕분에 마치 한 겨울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다.







자일을 감고 빙하로 덮인 고산을 등반하는 산악인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랑 몽테의 정상에 있는 Snow Garden에 나가면 만년설의 빙하 위를 걸어다닐 수도 있다. 한 여름인 8월에도 새로 쌓인 눈처럼 신선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영봉들...알프스 여행의 마지막 순서로 들러본 그랑 몽테는 이번 여행을 완벽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가는 곳곳 어디나 마을과 산과 호수 그리고 들꽃 어느 것 하나 대자연의 감동이 없는 곳이 없었지만,  이 풍경은 떠나기 전 알프스가 전해 주는 선물 같아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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