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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Italy

나폴리탄 칸초네의 무대, 나폴리-소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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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로 꼽히는 나폴리, 그리고 소렌토는 사실 풍경 보다도 노래로 더 유명해진 도시다.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가곡 'Santa Lucia',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즐겨 불렀던 'Santa Lucia Luntana(먼 산타 루치아)' 덕분에, 나폴리의 산타 루치아는 마치 옆 동네 처럼 친숙하게 들리는 지명이 됐다. 소렌토 역시 'O Sole Mio'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나폴리탄 칸초네라 불리는 'Torna a Surriento(돌아오라 소렌토로)' 덕에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듯하다.  

 

이 노래들을 들을 때 마다 그곳으로 달려가는 상상을 했지만, 막상 이탈리아를 여러번 여행했어도 그동안 나폴리와 소렌토는 방문 기회가 없었다. 아마도 우리가 너무 좋아하는 토스카나와 돌로미티, 친퀘테레 등에 밀린 탓이 크지만, 소매치기로 악명 높은 나폴리의 부정적 이미지 영향도 있었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는 이래저래 미뤄두었던 두 도시를 거쳐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아말피 Amalfi 까지 가보기로 했다. 로마에서 기차로 나폴리로 이동해 올드 타운의 한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나폴리를 둘러본 후 페리로 소렌토를 거쳐 버스로 아말피, 그리고 숙소로 정한 마이오리 Maiori까지 이동하는 바쁜 하루를 보냈다.  

 

 

기원전 5~6세기에 고대 그리스인들에 의해 건설된 나폴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재 남아있는도시중) 도시 중 하나다. 바로크 시대에는 수도 역할을 할 정도로 번성했다. 지금은 로마, 밀라노에 이어 이탈리아 3위 규모의 도시이자 남부 지역의 금융 중심지 이기도 하다.

 

올드타운의 숙소에서 걸어나와 중심 거리를 돌아봤다. 나폴리의 유서깊은 역사가 고스란히 배어있는 올드타운은 유럽에서 가장 넓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가는 데 마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댄다.소매치기 얘길 많이 들어 바짝 신경을 썼으나 밤에도 별로 위험해 보이진 않았다. 악명은 옛말이고 지금은 여행객들에게 비교적 안전한 도시로 알려지고 있다고.

 

나폴리의 대표적인 광장 플레비시토 Piazza del Plebiscito. 광장 중앙에 둥근 돔의 San Francesco di Paola 성당이 있다. 운동장 처럼 넓다란 광장에서는 대규모 집회나 야외 콘서트 등이 열린다.
광장 한 쪽에 있는 나폴리 왕궁 Napoli Palazzo Reale. 유럽의 다른 왕궁들과는 다르게 매우 소박하다. 나폴리 공국을 지배했던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거주지였으며 현재 뮤지엄으로 사용된다.

 

중심가에서 해안가를 따라 남쪽으로 걸어 내려가면, 바로 그 유명한 산타 루치아 Santa Lucia가 나온다. 산타 루치아는 카페, 레스토랑, 스트릿 푸드들이 즐비한 나폴리의 대표적인 핫스팟. 한적한 어촌이었던 이곳이 세계적인 명소가 된데는 역시 노래의 힘이 큰 듯하다.
산타 루치아가 칸초네의 배경이 된것은, 나폴리 베이와 베스비오 Vesvio 산이 눈앞에 펼쳐지는 바로 이런 풍경 때문이 아닐지.
산타 루치아의 해안가에 세워진 멋진 조각품 'Fountain of Giant'은 17세기의 조각가 피에트로 베르니니 Pietro Bernini 작품. 그는 바로크 시대 가장 유명한 조각가였던 Gian Lorenzo Bernini의 아버지다.

 

산타루치아의 가장 남쪽 해안가에는 나폴리에서 가장 오래된 성 카스텔 델로보 Castel dell'Ovo가 있다. 나폴리의 대표적 명소다.

 

'Castel dell'Ovo' 라는 이름은 '달걀 성'이라는 의미. 이 성을 건설할 때 중세시대 마법사이자 시인 Virgil 이 마법의 달걀을 성 아래에 묻고 "달걀이 깨지면 성이 무너지고 나폴리에도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전설에 따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성이 건재한 것을 보면 달걀이 지금도 그대로 있다는 의미? 이 성은 한동안 수도원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여러 전쟁을 겪는 동안 피해를 입었다가 1997년 복원됐다.
이곳에서 보는 베수비오 화산과 나폴리 만의 전망이 뛰어나다. 79년 베수비오 산의 거대한 폭발로 화산재가 인근 도시 폼페이를 뒤덮었다. 그 결과 '폼페이 최후의 날'을 맞게 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산타 루치아항의 마리나에 즐비한 요트들.

 

성의 꼭대기에 오르면 나폴리 베이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나폴리에서 피자를 절대 빼놓을 수는 없다. 시푸드 피자에 올라 있는 홍합의 크기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나폴리탄 피자의 본고향 맛은 역시 인정~

 

나폴리항에서 소렌토로 향하는 페리에 올랐다. 소렌토까지는 45분 소요된다.
산타루치아를 뒤로 하고 떠나는 뱃길. "산타루치아여 안녕 서러워 말아요~~" 어디선가 노래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잔잔한 바다위로 저 배는 떠나가고

노래를 부르니 나폴리라네  
 
황혼에 바다에는 저 달이 비치고
물위에 덮인 하얀 안개속에 나폴리는 잠잔다  
 
산타루치아여 안녕 서러워 말아요

 

- Santa Lucia Luntana 중

 

소렌토 항구가 보인다. 소렌토는 따뜻한 기후와 수려한 해안 경치로 인해 인기 휴양지로 꼽힌다. 나폴리만을 마주보고 있어, 세계 3대 미항이라는 나폴리항의 전망을 바다 건너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소렌토항에서 걸어 나오니 비치를 따라 푸르른 바다 위에 만들어 놓은 패티오의 파라솔들이 완전 휴양지 리조트 분위기다.
해안 절벽위 조성된 공원 Villa Comunale di Sorrento
안내판도 너무 예뻐 한참 쳐다 봤다.
감귤류와 레몬이 소렌토의 특산물이다. 어딜가나 레몬 쥬스와 캔디, 비누, 그릇에 이르기까지 레몬향이 폴폴 풍긴다.

 

소렌토를 떠나 SITA 버스를 타고 이제 아말피 해안으로 향한다

 

아름다운 저 바다와 그리운 그 빛난 햇빛
내 맘속에 잠시라도 떠날 떄가 없도다 

.........

 

돌아오라 이곳을 잊지 말고

돌아오라 소렌토로

돌아오라!

 

-Torna a Surriento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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