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티를 소개하는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풍경이 있다. 뾰족뾰족 솟은 연봉을 배경으로 푸르른 초원 위에 자그마한 교회 하나가 그림처럼 서있는 사진. 이 풍경 속 주인공이 성 막달레나성당 Chiesa di Santa Maddalena/St Magdalena이다. 돌로미티를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포토 포인트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이 마을은 첫 날 걸었던 아돌프 뭉켈 트레일과도 아주 가까운 위치. 다음 날, 이 성당을 찾아 갔다.
전 날과 마찬가지로 숙소가 있는 브레사노네에서 Val di Funes행 버스를 타고 마을 입구에 내렸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동네를 지나 10분 가량 언덕을 오르면 면 해발 1,394m 언덕에 서있는 자그마한 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성 막달레나 성당은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가 이 근처의 강에 모습을 보였다는 전설에 따라 1744년 건설됐다.
성당 앞에 펼쳐지는 푸른 초원과 그 뒤로 오들레 산군 Odle Group이 병풍처럼 우뚝 서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바로 전 날 트레일을 걸으면서 눈에 친숙해진 바로 그 산이다. 인구 약 370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의 소박한 교회가 세계 여행자들의 발길을 끄는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곳은 한국에도 비교적 많이 알려진 곳인 듯하다. 돌로미티에서 3주간 하이킹을 하는 동안 한국인들을 거의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유일하게 여기서만 두 팀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이 아름다운 동네를 제대로 보려면 주변 언덕을 따라 이어진 파노라마 트레일을 걷는 방법이 최고. 우리도 오들레 산군아래 펼쳐진 언덕과 목장, 오솔길을 여유롭게 걷다가 쉬다가 하면서 속세를 벗어난듯한 평화로움을 한껏 누렸다. 이 트레일을 걸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성 막달레나를 가장 좋은 위치에서 조망할 수 있는 뷰 포인트를 지난다는 것. 6.6km 거리의 가벼운 Loop 트레일로, 더 멀리 걸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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