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nada /Victoria

"이 성을 아내에게..." 비운의 성 Craigdarroch Castle

반응형

빅토리아의 가장 유명한 성 크레익다록 캐슬.
로마네스크 양식의 이름다운 석조건물은 매년 15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빅토리아의 대표적인 명소다. 크레익다록(Craigdarroch)이란 부르기도 어려운 이름은 'Hill of Oak'란 뜻을 가진 고대 스코틀랜드어 craigendarroch에서 딴 것이라고 한다. 당시 게리오크 나무가 많은 지역이라 붙인 이름.


크레익다록 성은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엄청난 탄광부호였던 로버트 던스뮤어 남작이 지은 성이다.
자신이 서부 캐나다에서 가장 부유하고 중요한 인물이라는 것을 어떻게 세상에 과시할까 하던 그는 1887년 성을 짓도록 했다. 그러나 그는 2년 후 성이 완성되기도 전에 성을 아내에게 남긴 채 사망해 버렸다. 모든 재산은 물론 성을 상속 받은 아내 조안은1890년 건물 완공과 함께 이 곳으로 이사온 뒤 세상을 떠나기까지 18년 동안 딸들과 함께 이 저택에서 살았다.


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해틀리 캐슬을 지은 제임스가 그의 아들 중 하나다. 엄청 부자인 이들 부자는 빅토리아의 대표적인 두 성을 하나씩 남기고 간 장본인들. 
이 성을 '비운의 성'이라 부르는 것은 주인 뿐 아니라 건축가 또한 성의 완성을 못보고 죽었기 때문이다. 이 성을 설계한 건축가 워렌 윌리엄스 또한 완성되기 전에 사망하는 바람에 같은 건축회사에 속한 다른 건축가가 성을 완성해야 했다.

 


28에이커의 부지에 세워진 4층 저택에는 무려 39개의 방이 있으며 87개의 계단을 통해 각 층으로 이어진다. 침실, 거실, 식당 등 각 방마다 1890년~1900년 당시의 사치스러운 빅토리아 양식의 가구들이 잘 보존돼 있다. 식탁의 음식까지도~.  마치 한 세기를 뛰어 넘어 옛날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스테인드 글라스의 창유리기 특히 눈에 띈다. 캐나다 내 건축물 중 가장 빼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스테인드 글라스 창유리는 미국의 스투디오에서 제작된 것. 지붕의 붉은 슬레이트는 버몬트주에 있는 채석장에서 생산됐으며, 건물 외벽은 밴쿠버섬 퀄리컴 비치 인근에서 채석된 돌을 쌓아 만들었다고 한다.


천장에 매달아놓은 도롱뇽 조각. 고대 스코틀랜드에서는 도롱뇽이 화재를 막아준다고 믿었다는 것이 가이드의 설명이다.


3층과 꼭대기인 타워에서 바라본 전망. 맑은 날엔 빅토리아 시내는 물론 멀리 올림픽 산맥이 시원스레 한 눈에 들어 온다.


크레익다록 성은 지난 1995년 박물관으로 공개되기 까지 숱한 곡절을 겪어야 했다.
조안이 죽은 후 저택은 다섯 명의 딸들에게 상속됐고, 이들은 각자의 상속지분을 분배 받기 위해 집기와 가구 등을 경매를 통해 처분했으나 소유자가 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소유권은 은행으로 넘어간다. 이후 정부가 매입해 군병원, 대학 캠퍼스,  음악학교(Victoria Conservatory of Music)으로 사용하다가 결국 전면적인 복원공사를 하고 옛모습을 되찾아 지금의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