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nada /Victoria

와인메이킹으로 '나 만의 와인' 만들기

반응형

캐나다(적어도 우리가 사는 BC주)에서는 각 가정에서 와인을 주문하고 직접 '자신의 와인'을 만드는 와인메이킹이 제법 보편화 돼있다.

와인을 만들어주는 와이너리에서는 손님들이 주문한 와인액기스와 제조시설을 제공하고 나머지는 직접 자신이 버틀링(bottling)을 해서 제품을 완성하게 된다. 

 

몇 년전 처음 와인메이킹을 해보기 전에는 절차가 복잡하지 않을까 했는데, 사실은 아주 간단하고 편리하다. 내가 직접 버틀링에 참여해서 공장에서 찍혀나온 것이 아닌, 내가 직접 완성한 나만의 와인을 만드는 재미도 있다.

 

캐나다에서 와인메이킹이 인기 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와인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와인 가격이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 비해 무척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다.

BC(British Columbia)주에서도 많은 와인이 생산되지만 주류에 붙는 세금이 워낙 높아 술 값이 무척 비싼 편이다. 가장 저렴한 와인이 한 병에 $20(한화 2만1,600원) 내외, 웬만한 건 $30 이상으로 $7, $8 짜리도 수두룩한 미국에 비하면 보통 서너 배 비싼 편이다.

불과 얼마전 까지만 해도 다른 주에서 생산된 와인을 주문 구할할 수 없을 만큼 그 규제가 엄격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주문을 해서 마시고 싶을 때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와인메이킹의 인기가 높을 수 밖에...

 

며칠전 우리도 와인메이킹을 하러 갔다. 정확히 말하면 버틀링을 하러 간 것. 오래 전에 만들었던 와인이 떨어진지가 벌써 한참인데, 이런저런 일로 미루고 미루다 옆집 할머니가 소개해준 새로운 와이너리를 찾아가 지난 11월 초 3통을 주문해놓았었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Cellar Classic Kit로 최소 6주간의 숙성기간을 필요로 한다.

 

 

 

 

와인메이킹 #1: 병 씻기. 집에서 깨끗하게 씻어온 병을 30개씩 세척기에 집어 넣어 뜨거운 물로 다시 한 번 깨끗이 기계 세척한다.

빈 병이 없는 사람은 와이너리에서 병 한 개당 1달러 씩에 구입할 수도 있다.

 

 

 

 

세척기 덮개를 내리고 파란 스위치를 누르면 그 안에서 병이 깨끗하게 씻긴다. 소요시간은 2~3분 정도.

 

 

 

지난 11월 초 주문한 와인이 익어 큰 통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맨 왼쪽은 화이트 와인 Chardonnay, 가운데 것은 Bella Bianco, 오른쪽은 레드와인 Shiraz다. 

Chardonnay와 Shiraz는 전부터 마시던 것이고, Bella Bianco는 와이너리에서 강추하길래 이번에 처음 주문해 봤다.

한 통에 각 30병 씩의 와인이 나온다. 모두 90병.

 

주문 전에 미리 테이스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처음 만드는 사람은 맛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Bella Bianco 맛을 보니 과일향이 좀더 풍부한 맛이 나는 듯하다.

 

 

 

 

#2: 병에 와인 넣기. 깨끗하게 씻겨진 병을 대고 <start>버튼을 누르면 자동적으로 병이 채워진다.

처음 나올 땐 이렇게 막걸리 처럼 부옇게 보이지만 곧 투명하게 바뀐다. 

 

 

  

 

#3: Cork 작업. 병을 통안에 넣고 마개를 덮은 후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Cork작업 완성~~

 

 

 

 

#4: 캡슐 작업. 뜨겁게 달구어진 통 속에 살짝 넣으면 예쁘게 캡슐이 씌워진다. 너무 오래 있으면 쭈글쭈글해 지므로 약간의 기술이 필요.

캡슐은 몇 가지 색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다.  우린 우아하게 보이는 골드와 보라색을 골랐다.

 

 

 

 

#5: 레이블 작업. 마지막 단계는 와인에 없어서는 안될 레이블 붙이기.

각 와인에 해당되는 레이블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롤러 속에 넣으면 스티커 처럼 된다. 이것을 병에 살짝 붙이면 모든 작업 완성~~

 

 

 

 

#6: 완성. 예쁘게 단장을 끝낸 와인들. 집에 가져가 마시는 일만 남았다.

 

술을 못마시는 남편 덕^^에 이렇게 한 번 주문해 놓으면 아주 오래간다.

남편은 아주 가끔씩, 와인을 좋아하는 내가 가끔 한잔씩 마시거나 손님들이 오면 한잔 하거나 할 정도니 오래갈 수 밖에.

바로 마실 수도 있지만 아직은 맛이 덜들었으므로 제 맛이 나려면 2~3개월 기다리는 것이 좋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