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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Italy

비엘 델 판 Viel del Pan 트레일 <스위스/이탈리아 55일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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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티세이에서 카나제이 Canazei로 이동해 돌로미티의 마지막 1주를 보냈다. 트렌티노주  Val di Fassa에 위치한 해발고도 1465m의 마을 카나제이는 Marmolada(3342 m), Sella(3152 m)  Gran Vernèl(3058 m) 3000m가 넘는 고산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  카나제이에서 머무르며  비엘 델 판 Viel del Pan, 사소룽고 Sassolungo와 사소 포르도이 Sass Pordoi 등의 트레일을 걸었다. 

 

'Queen of Dolomiti'라 불리는 돌로미티의 최고봉 마르몰라다의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트레일이 비엘 델 판 Viel del Pan이다. 비엘 델 판은 셀라와 마르몰라다 사이의 2400m 높이 능선을 걷는 트레일. 출발부터 끝까지 걷는 내내 두 산의 장관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손을 뻗으면 잡힐 듯 지척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마르몰라다의 눈부신 빙하가 환상적이다.

케이블카로 콜 데이 로시 Col dei Rossi에 올라 페다이아 Fedaia 호수까지 트레일 거리 9.2km(one way). 트레일의 전반부는 쉽지만 후반부는 경사가 심해지고 호수로 내려가는 마지막 구간은 상당히 좁고 가파르다. 

 

이 길은 고대부터 인근 지역에서 캐러반으로 음식 등 상품을 운송하는 상인들이 이용하는 오랜 역사의 길이다. 라딘족 고유어인 라딘어로 'bread path’ 라는 의미의 'Viel del Pan'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유래했다. 이후 오랜 기간 방치됐다가 19세기 초 독일 알피니스트 칼 빈델 Karl Bindel에 의해 세상에 다시 알려졌고, 그의 이름을 따서 Bindelweg'이라 불린다.

 

카나제이에서 Pecol-Col dei Rossi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다. 아래로 Val di Fassa의 마을들이 보인다.

 

고산들로 둘러싸인 Col dei Rossi (2382m)에 도착. 여기서부터 트레일이 시작된다.

 

시작부터 눈앞에 펼쳐지는 사소룽고와 셀라 산군들의 봉우리를 보며 걷는다.

 

능선을 오르면서 거대한 마르몰라다의 빙하가 시야를 압도한다.

 

 

 

 

눈앞에 완전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서있는 마르몰라다의 환상적인 자태에 홀려 한참을 머물렀다.

 

마르몰라다의 빙하가 손에 잡힐 듯한 곳에 위치한 리퓨지오 Viel del Pan(2433m)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 음식은 평범하고 값은 비싼편이지만, 전망 하나만으로 모두 OK.

 

리퓨지오 앞에서 트레일의 끝 페다이아 Fedaia 호수가 내려다 보인다. 여기서 볼땐 가깝게 보이는데 막상 걸으니 꽤 먼거리.

 

내려가는 내내 마르몰라다의 눈부신 전망이 함께 한다. 하지만 전반부와 달리 경사가 심해져 리퓨지오까지만 걷고 돌아가 케이블카로 내려가는 루트를 택하는 사람들도 많다.

 

'돌로미티의 여왕' 마르몰라다 정상의 빙하

 

파소 페다이아 Passo Fedaia를 지나면서 더 험해진 길이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이어진다.

 

숲을 지나 호수로 내려가는 마지막 구간은 굉장히 좁고 가파르다. 마침내 힘들게 호수에 도착, 카나제이로 돌아가는 버스를 찾았다. 그런데 아직 시즌 전이라 버스가 안다닌다는 거였다. 다행히 차를 타러가는 하이커 두 명을 만났고, 흔쾌히 카나제이까지 차를 태워줬다. 파바로티의 고향 모데나에서 온 두 청년은 락 클라이밍을 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가르다호수에 이어 이번에도 난감한 상황에서 운좋게 바로 친절한 사람들을 만난 덕분에 즐겁게 하이킹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예기치 핞게 두 번이나 현지인들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이탈리아인들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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