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SA/Washington

원시 그대로의 자연이 유혹하는 서부 땅끝마을, 라 푸시(La Push)

반응형

미국 워싱턴주 올림픽 반도의 주요 관광지는 올림픽 국립공원이다. 올림픽 국립공원이 있는 크레센트 레이크(Crescent Lake)를 지나면 서쪽으로는 사실 더 이상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도, 큰 도시도 없다. 

 

작년 7월, 포트 엔젤레스를 지나 남편과 내가 간 곳은 그러나 반도의 동쪽 끝 포트 타운센드(Port Townsend)에 이어 서쪽 끝 라 푸시(La Push)였다. 올림픽 국립공원을 가는 대신, 잘 알려지지도 않은 서부 지역을 가기로 즉석에서 결정한데는 영화 Twilight 의 영향이 컸다. 이 작품의 무대가 포트 엔젤레스에서 라 푸시까지 걸쳐 있어 특별한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트와일라잇에서 고등학생인 벨라와 에드워드가 만나고 사랑이 싹트는 무대로 등장한 마을 폭스(Forks). 

벨라가 황량한 도시 폭스로 이사를 오면서 아름답고 신비한 소년 에드워드를 만나면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포트 엔젤레스에서 하이웨이 101번을 타고 서쪽으로 1시간 정도 달리면 폭스에 닿는다. 인구 3,500여 명의 시골 마을 폭스는 연평균 강우량이 3천mm로,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이다. 아마도 음산하고 축축한 날씨 때문에 뱀파이어가 살기 좋은 곳으로 낙점되었나 보다.


 

 

 

정말 작고 평범한 시골 마을 폭스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트와일라잇의 모든 것을 판매하는 상점과 여행사등의 간판.  

가보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이 다녔던 학교 폭스 하이스쿨(영화는 다른 곳에서 찍었다는데)에도 이들의 학생증을 비롯한 각종 기념품을 전시해 놓는 등 몇 년간 이 시골 마을을 휩쓸고 지나간 영화의 열풍은 대단했다.

 

 

 

 

폭스에서 서쪽으로15분 정도 더 가면 올림픽 반도의 서쪽 땅끝마을 라 푸시에 닿는다.

인디언 보호구역 내에 있는 라 푸시는 수천년간 이 지역에서 살아온 원주민 Quileute 부족들의 영토였다. 지금은 자그마한 바닷가 마을에 불과하지만, 원래 이들의 영토는 올림푸스 산의 빙하로부터 숲의 강에 이르기까지 태평양의 해안을 따라 펼쳐져 있었다고 한다.

 

 

 

 수 천년의 세월 동안 파도에 깎이고 깎인 기암들이 곧 바다 속으로 사라져 버릴 것만 같다.

 

 

 

 

라 푸시 퍼스트 비치는 이 영화에서 벨라를 사랑하는 Quileute족 청년 제이콥이 사는 곳으로 자주 등장한다. 벨라가 제이콥으로부터 에드워드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정체에 대해 처음 들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2부 New Moon의 주 무대가 되는데, 세컨 비치의 울창한 숲은 제이콥과 부족들이 변신한 늑대들이 만나는 장소로 나온다. 그런데 소설의 무대는 라 푸시지만, 실제 영화가 촬영된 곳은 미국 오레곤 코스트와 캐나다 밴쿠버섬의 토피노 등지라고 한다. 


 

 

 

 

 

라 푸시와 10분 거리에 있는 리알토 비치(Rialto Beach)는 올림픽 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

라 푸시와 마찬가지로 흰 백사장과 오랜 시간 거친 파도에 떠밀려오고 씻겨져 하얗게 변한 거대한 통나무 무리들이 빚어내는 특이한 풍광, 기묘하게 솟아오른 기암의 절경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그려낸다.

 

 

 

 

 

 

 

 

거친 파도와 물안개에 싸여 아스라히 떠있는 바위 탑들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느낌이다.


 

 

 

 

 

포트 엔젤레스에 있을 때만 해도 쨍 하던 날씨가 폭스를 지나면서 흐려지더니 하늘이 먹구름으로 덮였다.

늘 물안개가 낀다는데 날씨 때문에 더 짙은 듯하다. 그래도 이런 날이 황량한 해안 분위기에 묘하게 더 잘 어울린다.

 

 

 

 

 

 

 

 

하얗게 씻겨진 통나무로 뒤덮인 해안. 서부 땅끝마을의 해안은 황량한 서부에 숨겨진 보석 같은 느낌이었다.

세상과 멀리 떨어진 듯한 자연, 야생 그대로의 아름다움으로 유혹하는 바다와 숲...그래서 금방 뱀파이어(또는 늑대?)라도 튀어나올 듯한 풍경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