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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Switz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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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왕국' 속으로...융프라우 눈길 하이킹 라우터브루넨 밸리를 걸은 다음 날 벵겐알프 Wengernalp -클라이네 샤이덱 Kleine Scheidegg -아이거글레처 Eigergletscher 하이킹에 나섰다. 지난 번 융프라우요흐에서 기차로 내려오다가 바로 아래 역인 아이거글레처역에서부터 뱅겐까지 이어지는 트레일을 따라 걸어내려 온 적이 있다. 빙하와 들꽃이 환상적인 그 길이 눈 앞에 아른거려, 다음엔 반대로 뱅겐 쪽에서 올라가는 트레일을 걸어보는 것이 남편과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다. 이번엔 10월 초 방문이라 들꽃은 기대할 수 없고 날씨가 화창하기만을 고대했다. 다행히 아침부터 청명한 하늘을 보고 운이 좋다 싶었는데, 트레일에 들어서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새벽에 막 내린 새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인 '겨울 왕국'이 눈 앞..
융프라우 폭포 마을, 라우터브루넨 몇년 전 스위스 융프라우 지역을 여행하면서 가보지 못해 아쉬웠던 라우터브루넨 Lauterbrunnen을 다시 찾았다. 당시 벵겐에 8일간 머무르면서 융프라우요흐를 비롯한 이 일대 주요 트레일들을 찾아 하이킹을 했다. 그 때 시간이 부족해서 라우터브루넨 마을만 방문하고 밸리 트레일을 걷지 못했던 것이 내내 섭섭했었다. 이번 방문에서는 라우터브루넨 마을에서 3일밤을 머무는 동안 하루를 온전히 라우터브루넨 밸리를 걸으며 마침내 그 아쉬움을 풀었다. 라우터브루넨 밸리는 거대한 암벽과 산봉우리 사이에 펼쳐진 독특한 지형의 골짜기다. 오랜 세월에 걸쳐 빙하가 녹으면서 수직 암벽 사이에 독특한 U자형 계곡이 형성됐다고 한다. 해발고도 795m의 라우터브루넨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마주보며 서 있는 산악마을이 벵겐 W..
레만호 따라 걷는 꿈의 트레일 '라보 와인루트' 알프스와 포도밭 풍광으로 유명한 스위스 레만호(Lac Leman, 제네바 호수). 호수 일대 마을을 한 바퀴 도는 크루즈를 하면서 레만호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그러나 호반을 따라 포도밭 사이로 난 트레일을 천천히 걷는 즐거움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라보 Lavaux는 레만호 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구간인 로잔 Lausanne과 브베 Vevey 사이 지역을 말한다. 바로 이 구간 30km, 800헥타에 펼쳐진 Lavaux Vineyard Terraces는 스위스의 가장 큰 와인생산지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Lavaux Terraces를 걷는 트레일은 브베 서쪽의 중세마을 생 사포랭 St. Saphorin에서 Cully, Epesses를 지나 로잔 동쪽의 뤼트리 L..
마터호른 보며 걷는 수네가 5 Lakes Walk <알프스 여행 9> 지난 번 못가서 언젠가 걸어 보리라 벼르고 있던 수네가 Sunnegga의 5 Seenweg (5 Lakes Walk)을 걸었다. 전 날 하늘이 흐려서 하루 기다려 봤는데, 이 날은 아침부터 눈부시게 청명했다. 체르마트에 2박 예정이어서 이 날 날씨가 안좋아도 무조건 가야했는데 정말 행운이 따랐다. 그러고 보니 몇년 전 왔을 때도 그 전 날 구름이 잔뜩 흐려 산도 안보이다가 올라가는 날 이렇게 화창했는데 이번엔 그 때보다 더 쨍한 날씨다. 운이 좋아야 구름 없는 마터호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우리가 마터호른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지도... 역시, 마터호른과 어우러진 풍광 속에 고요히 들어앉아 있는 호수들 사이를 걷는 경험은 특별했다. 다섯 호수는 모두 모양도, 크기도, 주변 분위기도 달라 제각기 다른..
체르마트에서 시골길 따라 하이킹 <알프스 여행 8> 융프라우 지역에 이어 알프스 트레킹의 두 번째 목적지는 마터호른이 있는 체르마트 Zermatt다. 7일간 머물렀던 벵겐을 떠나 인터라켄 Ost에서 기차를 타고 Spiez를 거쳐 Visp로 갔다. 이곳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1시간 정도 굽이굽이 산 길을 올라가면 체르마트에 닿는다. 체르맛은 4년 전 유럽여행 때 처음 가본 곳이다. 당시 수네가 파라다이스 Sunnegga Paradise의 호수, 그 곳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전망 그리고 체르마트까지 걸어 내려오면서 본 주변 풍경에 빠져 하이킹의 참 맛을 알게 됐다. 산을 몰랐던 남편과 내가 산에 다니기 시작한 것도 그 때부터 였던 듯 하다. 그 때 원래 수네가에서 5 Lakes Walk을 걸으려 했다가 라이세 호수가 너무 좋아 그 주변에서만 놀다가 걸어 내려왔기..
쉬니게 플라테, 인터라켄 <알프스 여행 7> 고풍스러운 산악열차를 타고 떠나는 쉬니게 플라테 Schynige Platte에서 하이킹을 했다. 쉬니게 플라테는 고원지대에 펼쳐진 색다른 분위기의 트레일을 따라 하이킹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알파인 가든을 구경하고 알프호른 연주도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쉬니게 플라테로 가려면 빌더스빌 Wilderswil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빌더스빌 기차역에서 쉬니게 플라테로 가는 산악열차로 갈아 탄다. 두 칸짜리의 귀엽고 빨간 기차 내부의 목조 의자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옛날의 기차를 타는 느낌을 준다. 기차는 6월~10월에만 운행하며 40분 마다 출발한다. 인기 높은 코스라 출발할 때 보니 자리가 완전히 다 찼다. 기차는 숲을 지나고 초지를 지나 점점 고도가 높아진다. 중간에 한 번 쉬는 기차역에서 창을 통해 ..
들꽃 천국, 뮈렌 <알프스 여행 6> 라우터브루넨 Lauterbrunnen 밸리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마주보며 서 있는 산악마을이 우리가 묵었던 마을 벵겐 Wengen과 뮈렌 Mürren이다. 뮈렌은 고도 1,638m에 자리 잡은 마을로, 1,268m인 벵겐 보다도 더 높고 융프라우 지역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높을 뿐 아니라 800m 높이의 절벽 끝에 놓여 있기도 하다. 뮈렌도 벵겐과 마찬가지로 차가 안 다니는 청정마을이다. 또 007영화의 배경으로 유명한 쉴트호른으로 가는 거점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오전에 비가 내린 뒤 하늘이 맑게 갠 오후, 뮈렌으로 하이킹을 떠났다. 라우터브루넨역. 뮈렌으로 가려면 라우터브루넨에서 케이블카를 탄다. 라우터브루넨의 명물 스타우바흐 폭포 Staubbach Falls. 무려 72개의 폭포가..
피르스트에서 그린델발트 가는 길, 야생화 만발 <알프스 여행 5> 융프라우에는 벵겐, 라우터브루넨, 뮈렌 등 산악마을 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마을이 그린델발트Grindelwald다. 아이거 북벽 아래 펼쳐진 그린델발트는 아이거 뿐 아니라 무려 11개의 산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산악 마을이다. 오래 전 생성된 빙하가 지금은 계곡으로 남아 있으며 이 계곡 위에 들어선 마을은 전형적인 초원 위의 알프스 풍경을 보여준다. 또 '어드벤처의 천국' 피르스트로 가는 여행자들이 거쳐가는 마을로, 겨울철 스키와 여름철 하이킹은 물론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그린델발트를 거쳐 피르스트까지 가는 길은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벵겐-맨리켄 Männlichen은 케이블카로, 맨리켄-그린델발트는 그룬트 Grund 까지 곤돌라로 가서 그린델발트까지 기차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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