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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Switzerland

레만호에 떠 있는 중세 고성, 시용성(Chateau de Chillon) - 스위스 여행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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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만호 크루즈의 마지막 행선지는 스위스에서 가장 잘 알려진 건축물 중 하나인 시용성(Chateau de Chillon).

시용성은 몽트뢰에 이웃한 자그마한 마을 트리에(Terriet)에 있는 성이다. 우린 로잔에서 몽트뢰까지 크루즈를 한 후 트리에로 가는 다른 배로 갈아타기 위해 몽트뢰에서 내렸다.

 

 

 

 

시용성으로 데려다 줄 작은 유람선.

 

 

 

몽트뢰에서 트리에까지는 7분이면 닿는다. 배에 올라 주변을 한 번 돌아보니 어느새 시용성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눈부신 레만호반과 푸르른 언덕을 배경으로  호수 위에 떠 있는 고성이 한 폭의 그림같다.

시용성은 외세의 침입을 막기 위한 전략적 요새로 세워졌다고 한다. 자연 암반을 이용해 그 위에 세웠기 때문에 호수 위에 떠 있는 성 처럼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 성 뒷 편 언덕에는 고가 철로가 보인다.

 

 

 

 

시용성은 12세기 중반부터는 사보이(Savoy) 왕가의 소유가 되어 13~14세기에 왕가의 여름별장으로 쓰였고 군사적인 요새 그리고 사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16~18세기에는 베른인들이 통치하던 보(Vaud) 주의 소유가 되는데, 1798년 보주가 독립하면서 시용성은 그대로 보주에 속하게 된다.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에는 쟝자크 루소, 빅토르 위고, 알렉상드르 뒤마, 죠지 고든 바이런 등 유명한 작가들의 이야기 속에 등장함으로써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바이런의 ‘시용의 죄수(The Prisoner of Chillon)’는 특히 잘 알려진 시다.

 

 

 

 

속박할 수 없는 마음의 영원한 영혼이여!
자유여, 그대는 지하 감옥에서 가장 빛난다.

 

이렇게 시작하는 '시용의 죄수'는 시용 성의 지하 감옥에 무려 6년 동안 갇혀 있었던 종교개혁자 프랑수아 보니바르(François de Bonivard)의 이야기를 바이런이 대서사시로 읊은 것.

레만 호 일대가 프랑스의 지배를 받던 시절. 가톨릭 신자였던 프랑스의 사보이 공작은 평소 종교개혁을 주장하던 프랑수와 보니바르를 시용 성의 지하 감옥에 가두었다. 이를 계기로 종교개혁을 찬성하던 많은 사람들은 프랑스와 보니바르를 선각자로 추앙했고. 그가 고난을 당했던 시용 성의 지하 감옥은 일종의 성지가 되었다.

 

여행을 즐겼던 영국 시인 바이런은 당시 스위스에 머물면서 이 작품을 집필했다.

 

 

 

 

해 질 무렵 도착한 관계로 아쉽게도 성안은 들어가보지 못했다.

성안에는 시용의 죄수에 나오는 지하감옥은 물론 성주의 방, 공작의 방, 백작의 방 등 당시의 모습이 보존돼 있다. 성안에는 외세 침입에 대비해 방과 방을 연결하는 비밀통로들이 많이 있다고 하는데, 비밀통로는 연인들끼리 사랑을 나누는 곳이기도 했다고.

 

 

 

 

 

 

고성 앞에서 호수에서 아버지와 아이들(아마도 두 아들)이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낚시를 즐기는 모습이 평화롭다.

 

 

 

 

 

 

시용성을 떠나 예약한 호텔로 가기 위해 호숫가를 따라 걸어가면서 바라보니, 멀리 알프스를 배경으로 물에 떠있는 성이 꼭 중세의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이다. 

 

 

 

 

 

 

호숫가를 따라 20분 정도 걸으니 호텔 부근 상가가 나온다. 트리에 다운타운에서는 좀 떨어진 아주 조용한 곳으로, 호텔에서 다운타운까지 운행되는 버스의 쿠폰을 제공해 준다.

 

 

  

 

호텔 룸 발코니에서 바라보니 앞 건물 너머로 오렌지 빛으로 물든 레만호의 황혼이 살짝 보인다.

 

 

 

 

우리가 묵었던 Villa Germaine 건물. 오래된 건물이라 좀 낡기는 했지만, 시용성까지 천천히 걸어서 산책할 수 있는 거리라 위치가 아주 좋다.

온라인으로 분명 예약하고 컨펌까지 받고 갔는데, 리셉션을 보던 연세가 아주 많은 할머니가 이리저리 찾아보더니 예약이 안됐단다. 할머니는 방 하나 찾아주고 키를 주기까지, 그렇게 느릴 수 없는 동작으로 한 1시간쯤에 걸려 일처리를 해주어 우리의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게 했다. 나중에 컴플레인을 했더니, 굉장히 친절한 여성(할머니의 딸)이 미안해 하며 다음 날 인근 리조트에서의 아침식사 쿠폰을 주었다.

빵과 커피, 쥬스 정도의 소박한 것이었지만 야외 테라스에서 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보며 먹는 아침식사는 어느 호화로운 메뉴보다도 훌륭했다. 

 

여행에서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얻은 팁... 불이익을 당했다거나 불만이 있는 경우(물론 타당한 이유가 있는) 절대 그냥 참고 넘어가지 말고 이야기할 것. 주인은 보통 사과는 물론, 작은 것이나마 보상을 한다. 아침식사 쿠폰 뭐 이런 것으로^^

보상이 있던 없던, 괜히 혼자 속만 썩고 마는 것 보다는 생산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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