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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da /Vancouver Island

캐나다 서쪽 땅끝마을에서 일몰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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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가장 서쪽 끝에 있는 밴쿠버섬. 그 중에서도 최 서단 땅끝마을이 바로 토피노(Tofino)와 유클루릿(Ucluelet)이라는 마을이다. 

오래 전, 7~8년전인가 밴쿠버 살면서 한 번 여행했지만, 정작 밴쿠버섬으로 이사를 온 뒤에는 한 번도 못가봤다. 거리 상으로는 빅토리아에서 그리 먼 것은 아니나, 워낙 외따로 떨어져 있어 쉽게 가지지 않는 곳이다.

며칠 전 바로 그 곳, 토피노와 유클루릿을 갔다가 다시 북쪽으로 스트라스코나(Strathcona Provincial Park)까지 여행을 다녀왔다.

 

 

 

 

빅토리아에서 유클루릿까지 바로 간다면 자동차로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Island Hwy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다 중간에 서부로 가는 Hwy 4를 따라가는데, 가는 길에 지난 번에 포스팅했던 '지붕 위 염소'가 사는 쿰스, 자이언트 전나무가 있는 Catherdral Glove 등은 꼭 들러볼 만 하다.

좀 더 가면 포트알버니(Port Alberni)라는 도시 하나만 있을 뿐 유클루릿까지 90km에는 마을은 커녕 민가 한 채도 없다. 자동차 휘발유가 충분한지 꼭 점검할 것!

 

드디어 유클루릿 입구에 마을 사인이 보인다.

발음하기도 힘든 'Ucluelet'은 인디언 원주민 말로 'people with a safe place to land' 또는 'a safe place to land' 곧 안전한 땅의 사람들 또는 안전한 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땅에는 4,300여년 전부터 원주민이 살아왔으며, 1870년 어부와 선교사들이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생겨났다.

 

 

 

다운타운에서 내려다 본 피어에 커누들이 많이 보인다. 다운타운이래 봤자 모텔들과 상점들이 모여있는 자그마한 마을이다.

그러나 인구 1700명 정도의 이 작은 마을은 토피노와 더불어 서핑족, 하이킹족 등 여행자들로 넘쳐나는 인기 관광지다.

"Living on the Edge"라 불리는 유클루릿은 카약, 서핑, 웨일 워칭(Whale Watching), 낚시, 다이빙, 스톰 워칭(Storm watching), 보우팅 등 야외 스포츠의 천국이다.

 

 

 

유클루릿의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와일드 퍼시픽(Wild Pacific) 트레일은 여러 코스의 산책로가 있다.

우리는 그 중 태평양과 해안 절경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등대에서 출발하여 한 바퀴를 도는 2.5km 트레일 Light House Loop을 걸었다.

 

 

 

 

 

 

 

태평양을 한 눈에 내려다 보며 트레일을 걷다보면 Barkley Sound, Broken Group Islands가 바라다 보이는 빼어난 해안 절경이 계속 눈 앞에 펼쳐진다. 트레일 곳곳 전망대(viewpoint)에 벤치를 마련해 놓아 중간중간 쉬면서 전망을 즐길 수 있다.

 

 

 

 

트레일 주변에는 고사리가 지천에 깔려있다. 한국에선 한 번도 본 적 없는 고사리(삶아 말린 것 말고 살아있는 고사리)를 여기선 수시로 본다. 보통 4월 경에 여린 순이 나와 이를 채취하는 교민들도 많은데...여긴 기온이 낮은 해안인 탓일까? 두 달 가량 늦다.

캐나다 서쪽 땅끝마을이니 만큼 이곳은 캐나다에서 한국과 가장 가까운 지점이다. 이 태평양 건너 저 편에 그리운 고국이 있겠지~~

 

 

 

 

서해안이니 만큼 일몰이 아름답다고 해서 해질 때를 기다렸다. 여름이라 해가 늦게 지기 때문에, 9시가 넘어서야 해가 차츰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한참을 기다리다 나중엔 추위에 좀 떨긴 했지만(!!!)  결국 순간순간 바뀌는 일몰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거친 파도로 생긴 물안개(sea mist)가 햇살을 받아 더 없이 아름다운 한 폭의 동양화를 빚어낸다.

 

 

 

 

 

 

 

마침내 태평양 너머로 해는 사라져 가고...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간다.

 

 

 

 

바위에 앉아 함께 지는 해를 바라보는 연인들. 이들도 우리처럼 환상적인 일몰로 오늘 하루를 장식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린 사람들이리라...

 

 

 

 

다음 날 새벽, 남편이 일찌감치 해안에 가서 해뜨기 전 어슴프레 밝아오는 새벽 바다를 카메라에 담아왔다.

 

 

 

 

새벽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우리가 묵었던 시내 모텔 인근 민가 정원까지 내려와 정원수를 다듬어 주고 있는 사슴 떼.

낮에도 한 두 마리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슴을 봤지만, 이른 아침이라 아직 사람들이 없어서 그런지 일곱 마리가 아예 떼지어 활보하고 다닌다. 여기선 녹용을 안먹으니 뿔을 안 잘라줘서 뿔이 꽤 길어 무거워 보인다. 사슴을 위해서도 잘라줘야 할텐데...^^

 

 

 

 

 

카메라를 의식했나? 빤히 바라보는 한 녀석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다음은 서퍼들의 천국 토피노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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