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 만에 빅토리아 근교 시드니(Sidney)로 게잡이를 갔다.
오전 11시 경이 high tide라는 것을 확인하고 이 시간에 맞추어 한 시간 쯤 일찍 pier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2년 전 게잡이를 처음 갔을 무렵에는 물 때도 모르고 아무 때나 가서 별로 재미를 못 본 적도 있다. 이젠 몇 번의 경험으로 물이 가득찰 때 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꼭 체크를 한 후에 간다.
게망을 들어올리는 두 남자.
이번엔 친구 부부랑 같이 간 덕분에, 전에는 혼자 게망을 들어 올리던 남편에게 좋은 동반자가 생겼다.
커다란 레드 락(Red Rock) 세 마리를 잡아 출발부터가 좋더니, 들어올릴 때마다 3~5마리가 얌전히 들어 앉아 있는 거였다. 신난다!
유난히도 집게가 엄청 큰 게. 저 큰 집게로 손을 막 물어댄다.
이번에도 네 마리가 들어왔지만 앞에 보이는 한 마리는 사이즈가 너무 작아 보내주고 세 마리를 수확했다.
이런 붉은 빛깔의 레드 락 게는 등딱지 길이가 11cm 이상이어야 정부가 정한 기준 통과다. 만일 면허 없이 게잡이를 하거나, 기준 미달인 게 또는 암컷을 잡는 등 불법조업(?)을 하다 적발되면 면허가 취소되고 도구는 압수되며, 최고 1,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육안으로 보기에 크기가 애매하면 난간에 붙어 있는 자로 재보면 된다.
집게로 철망을 꽉 잡고 안 나가려고 애쓰는 게를 보면 안쓰럽기도 한데...미끼를 탐내 걸려 들어온 것이 잘못이지 어쩌겠어...ㅋㅋ
특히 앞의 두 마리는 보통 잡던 레드 락 보다 사이즈가 훨씬 더 큰 점보 사이즈.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큰 듯하다.
게망 하나를 가지고 잡았는데도, 사이즈 작은 것과 암 컷 다 놓아주고도 한 시간도 안돼서 레드 락을 여덟 마리나 잡는 쾌거를 올렸다.
대개 등딱지 사이즈 12~15cm 정도지만 이 중 몇 마리는 그 이상으로 크다. 하도 잘 잡히니 옆에서 게잡이 하는 사람들도 다들 부러운 눈으로 구경을 한다. 바로 옆에서 해도 모두 잘 잡히는 것은 아니다.
낚시 라이센스 하나 당 허용되는 게는 하루 네 마리까지. 우리는 라이센스가 하나지만 친구 부부는 각자 하나씩 2개를 가지고 있어서 최대 12마리를 잡을 수 있다. 곧 네 마리가 더 잡혀 두 시간도 안돼 12마리를 채우는 대박을 기록~~
우리 자리를 탐내던 옆의 한국 유학생 일행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우리는 당당히 만선(!!!)으로 철수, 게를 나누어 가졌다. 오늘 저녁 메뉴는 맛 있는 꽃게탕이다~~
게잡이도 즐겁지만 먹는 시간은 더 즐겁다. 점심으로 준비해간 유부초밥과 만두에 컵라면 까지 동원됐다^^
게망을 던져놓고 기다리는 사이 주변을 산책하면서 보니 나무에 병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자세히 보니, 병 안에는 여러가지 물건들이 들어 있다.
이름하여 Bottle Tree. 지나가는 사람 말로는 아이들이 하나 둘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재미있는 아이디어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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