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urope/Switzerland

피르스트에서 그린델발트 가는 길, 야생화 만발 <알프스 여행 5>

반응형

융프라우에는 벵겐, 라우터브루넨, 뮈렌 등 산악마을 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마을이 그린델발트Grindelwald다. 

아이거 북벽 아래 펼쳐진 그린델발트는 아이거 뿐 아니라 무려 11개의 산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산악 마을이다. 오래 전 생성된 빙하가 지금은 계곡으로 남아 있으며 이 계곡 위에 들어선 마을은 전형적인 초원 위의 알프스 풍경을 보여준다. 또 '어드벤처의 천국' 피르스트로 가는 여행자들이 거쳐가는 마을로, 겨울철 스키와 여름철 하이킹은 물론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그린델발트를 거쳐 피르스트까지 가는 길은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벵겐-리켄 Männlichen은 케이블카로, 맨리켄-그린델발트는 그룬트 Grund 까지 곤돌라로 가서 그린델발트까지 기차나 버스로, 그리고  그린델발트-피르스트는 다시 곤돌라로 올라가게 된다. 몇 시간 동안 공중에서 알프스의 산들과 마을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귀한 경험이다.







맨리켄에서 그린델발트 바로 옆 그룬트까지 가는 곤돌라에서 내려다 본 풍경. 그림 같은 풍경들이 30분간 이어진다. 이 구간은 세계에서 세번 째로 긴 케이블웨이라고 한다. 





그룬트 기차역 앞에서 그린델발트까지는 버스나 기차로 연결된다. 

그린델발트 마을 중심의 상가들을 지나 좀 더 걸어가니 피르스트로 올라가는 케이블카역이 보인다.





피르스트로 올라가는 곤돌라에서 내려다 보이는 그린델발트 마을. 

웅장한 봉우리들 아래 빙하와 푸른 초원, 예쁜 집들이 마치 동화속 마을 같다.




그린델발트에서 2,168m 피르스트까지는 약 15분 걸린다.

융프라우요흐와 피르스트에는 그룹투어로 온 관광객들이 특히 많이 보인다.





피르스트 정상을 올라가면 바위 끝 벼랑을 따라 서스펜션 브리지와 Cliff Walk를 걸으며 정상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가장 끝 전망대에서는 힘차게 솟은 아이거와 그 아래 펼쳐진 그린델발트가 까마득히 내려다 보인다.

Cliff Walk을 걷는 것 만으로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피르스트 플라이어, 피르스트 글라이더, 마운튼 카트, 스쿠터 바이크 등 각종 짜릿한 어드벤처가 기다리고 있다.  




아이거가 바로 눈 앞에 펼쳐지는 곳에 섰다~


 



피르스트에서 출발하는 하이킹 트레일 중 가장 유명한 곳은 호수 바흐알프제 Bachalpsee(또는 Bachsee)까지 가는 트레일이다. 

흰 눈에 덮인 Schreckhorn 등 뾰족뽀족한 설산 봉우리들이 잔잔한 호수에 비치는 포스트카드 같은 풍경은 알프스를 대표하는 화보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흐르는 바흐알프제는 그 아름다움 때문에 '알프스의 파란 보석(Blue Jewel of the Alps)'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곳으로 가는 트레일은 왕복 5.8km. 길도 넓고 코스도 그리 힘들지 않아, 본격적으로 트레킹에 나선 사람이 아니라도 누구라도 걸을 수 있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코스다. 


여길 걷고 싶었는데, 고도 2265m에 위치한 호수로 가는 길에 쌓인 눈 때문에 이 날은 트레일이 아직 오픈 전이었다. 융프라우를 떠나기 바로 전 날 트레일이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찾아갔는데 걷는 도중 비가 쏟아졌다.

빗속을 걸어서 호수까지 가긴 했으나 아직 호수에 얼음이 꽁꽁 얼어 있어, 지금은 '파란 보석'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주변 경관을 보니 호수의 얼음이 녹으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된다. 여름에 꼭 다시 한번 가고 싶은 곳이다.



피르스트는 날씨 변화가 매우 빠르다. 피르스트에는 구름이 많이 끼어서 정상 근처 트레일은 포기하고 대신 고도가 좀더 낮은 곳을 걷기 위해, 곤돌라를 타고 그린델발트 바로 전 케이블카 정거장 보어트 Bort에서 내렸다. 

보어트에는 어린이 놀이터가 눈에 띈다. 바로 앞에 호텔과 레스토랑이 있고, 레스토랑 페티오는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쉬기 좋은 곳이다. 

여기서 커피 한잔 하며 잠시 휴식한 후 그린델발트 마을까지 걸어내려가는 트레일을 걸어 보기로 했다.




 

 

농장을 따라 이어지는 트레일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들꽃이 만발해 있었다. 











윙크하는 소?^^



 

걷는 내내 마을을 둘러싼 알프스 영봉들을 배경으로 푸른 초원과 한가로이 풀 뜯는 소들,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들꽃까지 어우러져 가히 환상적이다. 알프스에서도 가장 알프스 다운 풍경이 바로 이 곳이 아닐까 싶다. 

꽃 구경, 소 구경 하며 그 풍경에 취해 천천히 걸어내려 가다 보니 그린델발트 마을이 점점 가까와진다. 

보통으로 걸으면 약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트레일이다. 우린 쉬면서 천천히 걸어 훨씬 더 걸렸지만.


 


전형적인 스위스 농가. 소들 목에 다는 워낭을 예쁘게 달아놓은 장식이 눈에 띈다. 

 




멀리서 바라본 그린델발트 마을.






피르스트에서 그린델발트 내려가는 꽃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