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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Washington

블루베리 단풍 눈부신 베이커산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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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이미지가 강한 캐나다지만, 캐나다라고 어디나 단풍이 많은 것은 아니다. 동부와는 달리 캐나다 서부에서는 가을에 붉은 단풍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빅토리아에서도 거리 곳곳에서 노랗게 물드는 나무들을 볼 수 있긴 하지만, 나무들이 대부분이 침엽수이다 보니 단풍으로 물든 산은 보기 힘들다.  


가을에 멀리 가지 않고도 단풍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작년 가을에야 알았다. 바로 국경 너머 워싱턴주의 Mt. Baker가 그곳. 베이커 산은 침엽수 지대인 북미 서부에서 단풍구경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작년에 베이커산 트레일을  걸으면서 그토록 아름다은 블루베리 단풍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풍경이 너무 좋아서 올 9월 말 다시 베이커산을 찾았다.




North Cascades 위치한 베이커산은 해발고도 3,286 m (10,781 ft) 워싱턴주에서 번째, 캐스캐이드 산맥에서는 다섯 번째로 높은 산. 일대에서 마운트 세인트 헬렌스(Mt. Saint Helens) 이어 번째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활화산이기도 하다. 시즌 기록으로는 세계 최고 적설량 (2,900cm) 기록을 보유한 스키장은 겨울철이면 많은 스키 애호가들을 불러들이고, 여름과 가을에는 트레킹을 하러 오는 하이커들의 발길로 분주해 진다


밴쿠버 페리 터미널까지 가면, 베이커산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인 워싱턴주 글래시어 Glacier까지는 차로 2시간이면 충분하다. 물론 캐-미 국경에서 지체되면 좀 더 걸린다. 이번에 갈때는 국경에 기다리는 차들이 없어 바로 통과할 수 있었다. 


숙소는 글래시어 일대에 모여 있으며 주로 스키 리조트로 사용되는 숙소를 렌트할 수 있다. 5월초~9월초에는 Douglas Fir Silver Fir 곳의 캠프 그라운드가 문을 연다. 


이곳 트레일을 걸으려면 Northwest Forest Pass를 구입해야 한다. 스키장 입구 주차장 부근에 패스를 구입하는 스테이션이 있다. 패스는 차 한대당 하루 US $5이며, 셀프 등록제 이므로 박스에 돈을 넣으면 된다. 


  


트레일을 걷기 위해 아침 일찍 Mt Baker Highway#542의 가장 끝인 아티스트 포인트 Artist Point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점인 아티스트 포인트는 우리가 이번에 걸은 Ptarmigan Ridge Trail과 Chain Lakes Trail를 비롯한 여러 트레일의 출발점. 


만년설 덮인 베이커 산과 셕슨 Mt Shuksan 360 전망이 시원한 이곳은 10월부터 6월까지는 눈으로 덮이기 때문에 7월부터 9월말이나 10월초까지만 오픈한다. 





타미건 리지 트레일은 왕복 15km, elevation 427m로, 최고 지점은 1846m. moderate/difficult로 분류된다. 

특히 눈이 가장 많이, 늦게까지 남아있는 지역이어서 한 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은 구간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트레킹하기에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눈이 많이 녹고 새 눈이 오기 전인 9월이 가장 걷기 좋은 때다.  


체인 레이크 트레일과 같은 길을 걷다가 나중에 길이 나뉘어진다. 트레킹 초반부터 벌써 베이커산의 하얀 봉우리가 보인다. 





바위로 된 경사를 계속 오르면, 해발고도 1,500m 안팎에서 형성된 수목선을 지나 고원지역에 서식하는 알파인 지대 낙엽수림들이 나타난다. 단풍의 대부분은 블루베리 나무다. 해발고도 때문인지, 키가 10-20cm 매우 작다.

붉디 붉은 빛깔로 온 산을 물들인 블루베리 단풍이 꽃보다 화려하다.




단풍만 예쁜 것이 아니다. 지천을 물들인 블루베리 단풍이 트레커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면, 중의 농익은 블루베리 열매는 달콤한 맛으로 트레커들의 입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보물이다

일반 블루베리 보다도 당도가 엄청 높아, 달콤한 향이 입안에 가득해진다. 올해는 작년 보다 블루베리가 훨씬 많이 열렸고 더 싱싱해 걸으면서 입에 하나씩 맛보는 즐거움도 컸다. 

리가 가기 전까지 한동안 계속 비가 왔다고 하는데, 그래서 트레커들의 손이 닿지 않아 블루베리가 더 많이 남아있는 걸까?




지천에 널린 블루베리 따는 중...





아직도 눈이 쌓여있는 곳이 몇 군데 있어, 눈위를 걸어 올라야 한다. 올라갈 때는 아침이라 눈이 딱딱하게 쌓여 있어 별로 미끄럽지 않은데, 내려갈 때는 햇빛에 녹은 눈으로 훨씬 미끄러웠다. 





걷다 보면 우뚝 솟은 셕슨산(2,783m)의 장관이 눈 앞에 펼쳐진다. 





타미건 리지 트레일의 거의 끝부분까지 오르면, 베이커산과 셕슨산 그리고 두 산을 사이에 두고 Green Goat Lake과 멀리 보이는 설산들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파노라마 장관이 펼쳐진다. 트레일을 걷는 동안 두 산의 전망이 계속 나타나지만, 이 전망은 그 중에서도 압권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전망 좋은 곳에서 쉬거나 점심을 먹는다. 우리도 두 산을 사이에명당 자리에 앉아 가져간 점심을 먹으며 휴식했다. 





바로 위 자리에서 바라본 베이커산. 바로 손에 잡힐 듯 눈 앞에 우뚝 서 있다. 설산과 단풍의 조화가 눈부시다. 

여기서 1km 정도 걸으면 이 트레일의 끝으로, 바로 베이커산 앞까지 가는 좁고 험한 길. 가장 높은 지점의 고도는 1846m까지 올라간다.  

 











타미건 리지에 이어 다음 날에는 작년에 걸었던 체인 레이크 트레일을 다시 걸었다. 어제 시작했던 아티스트 포인트 또는 비지터센터(Heather Meadows Visitor Center) 주차장에서 출발해도 된다.

한 바퀴를 도는 Loop 트레일로 전체 길이는 약 13km, elevation은 520m, 난이도는 moderate.

타미건 리지와 마찬가지로 베이커산과 슉슨산의 전망, 그리고 블루베리 단풍을 즐기며 한 바퀴를 돌 수 있으며 여러 개의 알파인 호수들도 아름답다. 별로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고 여름에는 흐드러진 야생화, 가을에는 찬란한 단풍으로, 베이커산에서 가장 인기있는 트레일로 꼽히는 곳이다. 






마운트 베이커 샬레 앞에서 출발하는 Bagley Lake Loop Trail. 체인 레이크 트레일과도 연결돼 있다. 

호수 한 바퀴를 도는 약 3.2km 짧은 트레일이지만, 온통 블루베리 단풍으로 물들어 선경이 따로 없다. 길도 아주 잘 관리가 돼 있고 평평한 쉬운 코스라, 짤은 시간 걸으며 단풍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 하다.  





Picture Lake에 고요히 비치는 셕슨산.  








트레일을 걸으면서 만난 블루베리 잎과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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