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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Switzerland

체르마트에서 시골길 따라 하이킹 <알프스 여행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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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 지역에 이어 알프스 트레킹의 두 번째 목적지는 마터호른이 있는 체르마트 Zermatt다. 

7일간 머물렀던 벵겐을 떠나 인터라켄 Ost에서 기차를 타고 Spiez를 거쳐 Visp로 갔다. 이곳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1시간 정도 굽이굽이 산 길을 올라가면 체르마트에 닿는다.  


체르맛은 4년 전 유럽여행 때 처음 가본 곳이다. 당시 수네가 파라다이스 Sunnegga Paradise의 호수, 그 곳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전망 그리고 체르마트까지 걸어 내려오면서 본 주변 풍경에 빠져 하이킹의 참 맛을 알게 됐다. 산을 몰랐던 남편과 내가 산에 다니기 시작한 것도 그 때부터 였던 듯 하다.

그 때 원래 수네가에서 5 Lakes Walk을 걸으려 했다가 라이세 호수가 너무 좋아 그 주변에서만 놀다가 걸어 내려왔기 때문에 꼭 다시 가서 걷고 싶었다. 그래서 체르마트를 이번 알프스 트레킹 리스트에 넣었다.


이 날 사진은 휴대폰으로만 찍어서 상태가 아주 선명하진 않다.






체르마트 타운 중심 거리. 4년 전 보다 상점이 많이 들어서고 관광객들로 더 북적이는 듯 했다. 

차가 안다니는 청정마을인 것은 그대로 인데, 너무 조용한 산악마을 벵겐에서 1주일 있다 오니 여기도 꽤 큰 마을처럼 느껴진다.


해발고도 1,620m의 체르마트는 마터호른은 물론, 스위스 최고봉 몬테 로사를 비롯해 높이 4,000m 이상 38개의 알프스 고산들에 둘러싸여 있는 전형적인 산악마을이다. 이 지역은 알프스에서도 스키시즌이 가장 길어, 세계의 스키광들이 모여드는 스키 천국이기도 하다. 그러니 여름부터 가을은 트레커들로, 겨울에는 스키어들로 연중 여행객들로 북적댄다. 이 마을 건물의 절반은 관광객들을 위한 호텔, 샬레 등 숙박시설이라고 한다. 


타운 중심의 아파트 중에는 Airbnb로 렌트하는 곳도 많아졌다. 우리도 이번에는 Airbnb에서 스투디오 아파트를 렌트했다. 

중심 지역이라 위치도 편리한데다 조용하고 깨끗해 아주 만족스러웠다. 




체르마트의 거리 구석구석 마다 색이 바랜 전통 목조 샬레들이 운치를 더해준다. 이 샬레들은 겨울철 스키어들로 가득찬다.




거리를 걷는데 어디서 음악소리가 나길래 소리를 따라가 봤다. 마침 사람들이 모여 스위스 전통악기 알프호른 Alphorn을 연습하는 중이어서 운좋게 거리 한복판에서 악기 연주를 감상할 수 있었다. 목관 악기의 은은한 소리는 스위스 자연과 참 잘 어울리고 기다란 악기 모양도 예쁘다. 악기 길이는 통상 3m.

이들은 일종의 동호회 회원들로, 이렇게 모여 연습을 하고 행사가 있을 때는 참석해서 연주한다고 한다. 







마터호른을 보려면 맑은 하늘이 필수다. 다음 날은 구름이 많이 끼어 5 레이크 트레일은 연기하고 체르마트에서 출발하는 트레일을 걸었다. 체르마트에서 Zmutt을 거쳐 Furi까지 가는 트레일로, 편도가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Zmutt까지는 알프스 산들과 푸르른 초원을 따라 중간중간 스위스 전통의 목조 오두막 집들이 서 있는 스위스 전원 풍경을 즐기며 서서히 걸어 올라간다. 





초원 위에 뛰노는 양떼들도 보인다. 얼굴과 귀만 까만 양은 처음 보는 듯하다. 







한적한 시골마을 Zmutt의 전원풍 레스토랑. 여행자들이 요기를 하거나 쉬어가기에 딱 좋은 곳이다.

우리도 여기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바로 옆에는 짙은 색 목조 건물들 사이에 서 있는 하얀 교회가 한 채 눈에 띈다. 

자그마한 교회 내부 벽 역시 하얀 색으로, 귀여운 목조 의자 몇개가 놓여 있다. 2인용 의자 8개가 전부인 아담하고 정겨운 교회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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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바로 아래 초지 가운데 고도 1,936m 높이에 들어 앉아 있는 자그마한 마을 Zmutt. 

넓은 초원 지대인데도 불구하고 20여 채의 전통 목조 주택들이 널찍하게 자리를 차지하는 대신 모두 서로를 보호해 주듯 정답게 바싹 붙어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그래서 일까, 5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는 이 미니 마을 집들은 세월이 지나도 파괴되지 않고 원래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계속해서 평화로운 시골길을 따라 이어지는 트레일을 걸으면 또 다른 자그마한 마을 Furi에 닿는다.








Furi 마을과 트레일 주변엔 들꽃이 지천에 피어 있었다.

갈 때와는 또 다른 트레일을 통해 체르마트로 돌아오면서 흐드러진 꽃길과 간간이 보이는 스위스 전통의 오두막 집들과 푸르른 초원이 어우러지는 완벽한 스위스 전원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그린델발트로 내려가는 길과 뮤렌에 이어 체르마트에서도 들꽃에 실컷 취해볼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알프스 여행에서 누린 커다란 행운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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