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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Switzerland

들꽃 천국, 뮈렌 <알프스 여행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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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터브루넨 Lauterbrunnen 밸리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마주보며 서 있는 산악마을이 우리가 묵었던 마을 벵겐 Wengen과 뮈렌 Mürren

뮈렌은 고도 1,638m에 자리 잡은 마을로, 1,268m인 벵겐 보다도 더 높고 융프라우 지역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높을 뿐 아니라 800m 높이의 절벽 끝에 놓여 있기도 하다. 

뮈렌도 벵겐과 마찬가지로 차가 안 다니는 청정마을이다. 또 007영화의 배경으로 유명한 쉴트호른으로 가는 거점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오전에 비가 내린 뒤 하늘이 맑게 갠 오후, 뮈렌으로 하이킹을 떠났다.




라우터브루넨역. 뮈렌으로 가려면 라우터브루넨에서 케이블카를 탄다. 






라우터브루넨의 명물 스타우바흐 폭포 Staubbach Falls. 

무려 72개의 폭포가 있는 라우터브루넨은 폭포마을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대표적인 폭포가 바로 이 곳. 

300m 높이로,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폭포다. 까마득한 바위 절벽에서 수직 낙하하는 물줄기의  웅장한 모습은 이 마을 어디서든은 물론 기차 속에서도 보인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기차역에서 불과 몇 분 거리인 타운 중심에 있어 접근도 쉽다. 언덕을 따라 폭포 앞까지 올라갈 수 있고 암벽 속으로 만들어 놓은 계단으로 더 올라가면 폭포 바로 뒤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볼 수도 있다. 


폭포 앞 안내 표지판에 따르면, 이 마을을 찾은 괴테와 바이런 등 대문호들이 폭포를 본 후 극찬하고 돌아갔다고 전해진다. 





폭포로 올라가는 언덕과 뮈렌으로 가는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뮈렌으로 가는 기차는 없고, 케이블카를 이용해야 한다. 라우터브루넨-Grütschalp까지는 케이블카로, 거기서 뮈렌까지는 기차로 연결된다. 

우리는 케이블카로 Grütschalp로 간 후 내려서 뮈렌까지 가는 트레일을 걸었다. 중간역인 Winterregg을 거쳐 뮈렌까지 4.3km의 짧지만 아름다운 트레일이다. 




건너편으로 아스라히 우리가 묵고 있는 벵겐 마을이 보인다.





중간에 빈터렉의 전망 좋은 레스토랑에서 커피 마시며 잠시 쉰 뒤 다시 뮈렌을 향해 걸었다. 

기차길을 따라 좁은 산책로로 이어지는 트레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경사가 전혀 없어 누구나 걸을 수 있는 쉬운 코스다. 

트레일을 걷는 내내 눈 앞에서 펼쳐지는 아이거, 묀치, 융프라우 3대 산봉우리의 장관이 대단하다. 청명한 날씨 덕에 봉우리들의 모습이 선명하고, 부분적으로 구름에 살짝 싸인 모습은 신비감을 더해준다. 


계속되도 좋을 것 같은 길이 아쉽게 끝나고...철로 끝에 뮈렌 마을이 보기 시작한다. 




뮈렌은 뱅겐 보다도 더 작은 마을인 듯 했다. car-free 마을이라 역시 깨끗하고 조용하다.

마을 입구에 호텔과 레스토랑 몇개가 모여있다. 








알프스의 준봉들을 병풍처럼 배경으로 들어선 마을 풍경은 완벽한 그림이다. 

아기자기한 타운을 구경하다 보니 들꽃이 만발해 있었다. 알프스에서 들꽃 감상하기 좋은 곳 중 하나가 뮈렌이라고 해서 기대를 했었지만, 시기가 좀 이른 건 아닌가 걱정도 했는데 다행이었다.


꽃을 따라 어딘지도 모르는 길로 무조건 걸어가 봤더니 그 길에 들꽃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이렇게 많은 들꽃 사이를 걸어본 적이 있었던가...

넓고 푸르른 초원 위에 아무런 꾸밈 없이 그렇게 흐드러지게 핀 생생한 들꽃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들꽃 속에서 정신 없이 걷다가 길을 잃기도 하면서 오다 보니 마을로 돌아오는 길이다.

뮈렌 기차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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