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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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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 폭포 마을, 라우터브루넨 몇년 전 스위스 융프라우 지역을 여행하면서 가보지 못해 아쉬웠던 라우터브루넨 Lauterbrunnen을 다시 찾았다. 당시 벵겐에 8일간 머무르면서 융프라우요흐를 비롯한 이 일대 주요 트레일들을 찾아 하이킹을 했다. 그 때 시간이 부족해서 라우터브루넨 마을만 방문하고 밸리 트레일을 걷지 못했던 것이 내내 섭섭했었다. 이번 방문에서는 라우터브루넨 마을에서 3일밤을 머무는 동안 하루를 온전히 라우터브루넨 밸리를 걸으며 마침내 그 아쉬움을 풀었다. 라우터브루넨 밸리는 거대한 암벽과 산봉우리 사이에 펼쳐진 독특한 지형의 골짜기다. 오랜 세월에 걸쳐 빙하가 녹으면서 수직 암벽 사이에 독특한 U자형 계곡이 형성됐다고 한다. 해발고도 795m의 라우터브루넨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마주보며 서 있는 산악마을이 벵겐 W..
레만호 따라 걷는 꿈의 트레일 '라보 와인루트' 알프스와 포도밭 풍광으로 유명한 스위스 레만호(Lac Leman, 제네바 호수). 호수 일대 마을을 한 바퀴 도는 크루즈를 하면서 레만호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그러나 호반을 따라 포도밭 사이로 난 트레일을 천천히 걷는 즐거움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라보 Lavaux는 레만호 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구간인 로잔 Lausanne과 브베 Vevey 사이 지역을 말한다. 바로 이 구간 30km, 800헥타에 펼쳐진 Lavaux Vineyard Terraces는 스위스의 가장 큰 와인생산지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Lavaux Terraces를 걷는 트레일은 브베 서쪽의 중세마을 생 사포랭 St. Saphorin에서 Cully, Epesses를 지나 로잔 동쪽의 뤼트리 L..
체르마트에서 시골길 따라 하이킹 <알프스 여행 8> 융프라우 지역에 이어 알프스 트레킹의 두 번째 목적지는 마터호른이 있는 체르마트 Zermatt다. 7일간 머물렀던 벵겐을 떠나 인터라켄 Ost에서 기차를 타고 Spiez를 거쳐 Visp로 갔다. 이곳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1시간 정도 굽이굽이 산 길을 올라가면 체르마트에 닿는다. 체르맛은 4년 전 유럽여행 때 처음 가본 곳이다. 당시 수네가 파라다이스 Sunnegga Paradise의 호수, 그 곳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전망 그리고 체르마트까지 걸어 내려오면서 본 주변 풍경에 빠져 하이킹의 참 맛을 알게 됐다. 산을 몰랐던 남편과 내가 산에 다니기 시작한 것도 그 때부터 였던 듯 하다. 그 때 원래 수네가에서 5 Lakes Walk을 걸으려 했다가 라이세 호수가 너무 좋아 그 주변에서만 놀다가 걸어 내려왔기..
아이거글레처에서 벵겐 하이킹 <알프스 여행3> 융프라우 지역은 모든 마을이 기차나 케이블카 뿐 아니라 하이킹 트레일로 연결돼 있어 맘만 먹으면 어디든 걸어갈 수 있다. 트레일에는 번호가 붙어 있고, 번호는 1번에서 77번까지 있다. 저 높은 곳에 저런 길이 있다니 싶을 정도로 길을 얼마나 잘 만들어 놓았는지 참으로 놀랍다. 그야말로 '하이킹의 천국'이다. '유럽의 정상' 융프라우요흐 Jungfraujoch까지는 물론 걸을 수 없지만, 걸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곳, 해발고도 2310m인 아이거글레처 Eigergletscher에서 클라이네 샤이덱 Kleine Scheidegg을 거쳐 우리의 베이스캠프인 1274m의 벵겐까지 걸어 내려온 경험은 환상적이었다. 융프라우 지역의 우뚝우뚝 솟은 준봉 가운데서도 가장 대표적인 융프라우(4158m), 묀치 Mönc..
맨리켄 '로맨틱 트레일' 하이킹 <알프스 여행2> 알프스의 트레일들을 걸으려면 대부분 케이블카니 곤돌라 등을 이용해 높은 곳까지 올라간다. 그레서 쉽게 알프스의 웅장한 경관들을 한 눈에 내려다 보며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덕분에 이번 알프스 여행에서는 평생 타 본 것 보다 훨씬 많은 케이블카와 곤돌라를 타봤다. 그런데 이 케이블카나 곤돌라 티켓 값이 장난이 아니다. 잠깐 있으려면 몰라도, 여러 곳을 가려면 번번이 티켓을 구입하는 것 보다 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우리는 유레일 패스와 함께 이 지역에서는 Jungfrau Travel Pass를 구입했다. 이 패스 하나로 이 지역 거의 모든 기차, 케이블카, 곤돌라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일부 루트 제외, 융프라우요흐 기차는 50% 할인). 가격은 6-Day 패스가 1인당 255CFR..
융프라우의 그림 같은 산악마을 벵겐 <알프스 여행 1> 지난 6월 남편과 나의 버킷 리스트 1순위였던 '알프스 트레킹'을 다녀온 후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알프스 앓이'를 하고 있다. 흰 눈을 고스란히 간직한 웅장한 준봉들, 푸르르게 펼쳐진 초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들꽃 그리고 그림같이 예쁜 마을들...알프스는 눈 돌리는 데마다 이런 전형적인 스위스 마을 화보가 펼쳐지는 곳이다. 그러나 그 자연 속으로 들어가 산 길을 오르고 오솔길을 밟으며 경험한 알프스에는 스쳐가며 바라보는 풍경과는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세상이 있었다. 완벽하게 어우러진 자연 속을 걷는 것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들꽃에 취해 잠시 길을 잃고 헤메기도 했고 이 세상 것이 아닌 듯한 풍경에 푹 빠져 멍해지기도 했다. 산 길 구석구석의 풀 한포기, 꽃 향기, 한 줄기 바람까지 아..
세상에서 가장 느린 열차에서 즐기는 알프스: 스위스 여행 5 모두가 빠른 것만 찾는 세상. 그러나 세상에는 느려서 좋은 것도 있다. 시속 30km로 달리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열차...알프스 협곡 속,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는 열차는 속도를 낼 수도 없지만 낼 필요도 없다. 이 열차를 타는 여행자들은 빨리 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편안하게 몸을 맡기고 스쳐가는 풍경 속으로 빠져들면 된다. 알프스의 비경을 감상하며 달리는 scenic train 루트 두 곳을 하루에 연달아 탔다. 체르맛에서 글래시어 익스프레스 Glacier Express(GE)로 생 모리츠 St. Moritz까지 횡단한 후, 다시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Bernina Express(BE)를 타고 이탈리아 티라노 Tirano까지 내려갔다. 새벽 6시13분에 체르맛을 출발하는 열차를 타려고 ..
수네가에서 체르맛, 환상의 트레일 걷기: 스위스 여행 4 수네가에서 체르맛으로 걸어가는 트레일은 걷는 즐거움이 무엇이지 느끼게 해주는 길이다. 알프스의 푸른 초원 위에 굽이굽이 이어지는 풍경은 캘린더 속으로 막 들어간 듯 하다. 무엇보다도 걷는 내내 마터호른이 눈앞에서 함께 해주는 환상적인 루트다. 다행히도 하루종일 더할 나위 없이 청명한 하늘 덕분에 마터호른의 완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너무나 큰 축복이었다. 내려가는 동안 호젓한 오솔길을 걷기도 하다가 목초지 사이로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걷기도 한다. 한참 걷고 있는데 초원으로 둘러싸인 산 중에 예쁜 레스토랑이 눈에 띄길래 잠시 쉬러 들어갔다. 2층에는 등산객들이 머무르는 산장도 있다. 여행객들이 많은 여름이 가장 바쁠 줄 알았더니 오히려 겨울에 가장 붐빈다는 것이 이곳 주인의 말이다. 역시 스키어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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