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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Switzerland

알프스의 청정마을 체르맛 Zermatt: 스위스 여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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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의 명봉 마터호른 Matterhorn으로 가는 길은 '청정마을'로 유명한 체르맛에서 시작된다.

언젠가 마터호른을 배경으로 찍은 친구 사진을 보고는 그 풍경에 홀딱 반한 남편이 다음 유럽행 일정에는 마터호른을 꼭 넣자고 노래를 불러왔고, 마침내 이번에 그 꿈이 실현됐다.

 

체르맛은 4478m의 마터호른 정상이 보이는 계곡 입구에 마치 둥지처럼 들아서 있는 있는, 스위스 남부 발레 Valais주의 산악 마을이자 스키 리조트다. 마터호른 외에도 스위스 최고봉 Monte Rosa (4634m)를 비롯해 Dom (4545m), Liskamm (4527m), Weisshorn (4506m), Dent Blanche (4357m), Zinalrothorn (4221m) 등 4000미터가 넘는 무려 38개의 알프스 준봉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곳은 알프스에서도 스키시즌이 가장 길어, 연중 세계의 스키광들이 모여드는 스키어들의 천국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들이 차없이 걸어다니는 친환경적 마을 이라는 점에 더욱 마음이 끌린다.

 

 

 

 

 

 

어느쪽에서 출발하던지 체르맛으로 가려면 비스프 Visp나 브릭 Brig에서 협궤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우리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비스프로 간 후 비스프에서 체르맛으로 가는 열차로 갈아탔다.

 

비스프나 브릭까지는 스위스정부 소유의 국철 SBB가 운영하지만 이곳에서 체르맛까지는 사철인 Mattherhorn Gotthard Bahn(MGB)에서 운영한다. 협궤열차가 운행되는 이 구간은 유레일패스를 사용할 수 없는 구간이므로 따로 티켓을 사야한다.

가기 전에 요금을 찾아보니 유레일패스 할인이 되는지 안되는지, 가격도 사람들마다 말이 달라 혼란스러웠다.

결론은, 2등칸 요금은 35 CHF(스위스프랑), 유레일패스를 소지하면 25%할인된다는 것. 유레일 패스가 있다면, 기차안에서 승무원이 검표할 때 패스를 보여주고 요금을 내면 된다.

 

 

 

 

 

 

체르맛으로 가는 내내 창밖으로 산으로 둘러싸인 스위스 산간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오랜시간 햇볕에 그을려 색이 바랜 이런 오두막도 많이 보인다.

 

 

 

 

 

열차는 수십길 낭떠러지 계곡을 아래로 내려다보며 만들어진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요리보리 잘도 올라간다. 체르맛은 해발고도 1620m의 높이에 마을이 들어 앉아 있다. 비스프에서 1시간 정도 걸려 드디어 체르맛에 도착.

 

 

 

 

역 밖으로 나오면 여행자들과 스키어들을 위한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체르맛으로 가는 기차에서부터 예상 외로 한국여행객들이 엄청 많아 깜짝 놀랐다. 체르맛이 이렇게 잘 알려진 곳이었나?

나중에 알고 보니, '꽃보다 할배'에서 체르맛이 소개된 이후  인기가 급부상해 지금은 오히려 융프라우요흐 보다 마테호른이 더 인기있을 정도라는 거였다. 나도 '꽃할배'를 보긴 했는데 그정도로 인기 있을 줄은 몰랐다. 중국 그룹투어객들도 많이 보였다.

 

 

 

 

역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전기 택시들.

차 없는 마을이라고 해서 차가 아예 안다는 것은 아니고 택시 등 차량들이 있기는 하다. 다만 불자동차와 앰뷸런스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빼고 모든 차량이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친환경적으로 배터리나 전기로 운행된다. 

걷기 좋고 공기 맑고 깨끗하고...그야말로 무공해 청정마을이다.

 

 

 

 

 

 

 

 

알프스의 준봉들로 둘러싸인 이 그림 같은 마을의 거리 곳곳은 세계각지에서 찾아온 등산객, 여행객들로 북적북적하다.

스위스 전통 샬레 스타일의 목조건물에 베란다 마다 놓인 컬러풀한 꽃들의 장식을 보니 "정말 스위스 맞구나 "감탄이  절로나온다.

 

전통적으로 농사를 짓던 마을에서 등산, 스키 리조트로 급성장한 체르맛은 주민의 반이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고, 건물의 반 정도가 관광객들을 위한 호텔 등 숙박시설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상주 인구는 약 5,800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성수기인 스키시즌에는 스키어들로 마을 인구가 2만 명으로 크게 불어난다.

  

 

 

 

숙소를 찾아가는 골목길에도 햇볕에 색이 바랜 통나무 오두막집들이 눈에 띈다.

보통 때는 비어있지만, 스키 시즌에는 스키어들이 장기간 렌탈해 숙소로 이용한다고.

 

 

  

 

골목길의 집들도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쳐다보며 걸었다.

 

 

 

 

 

드디어 우리가 묵을 숙소 Chalet Aeschhorn에 도착. 찾기는 좀 힘들었지만 거리에서 벗어나 아주 조용한 곳에 위치한 예쁜 집이다.

 

 

 

 

침실과 거실, 부엌이 완비된 스투디오 아파트. 방앞에 패티오까지 있어 밖에 앉아 아침을 먹을 수도 있다.

아주 깨끗하고 조용하며 주인도 굉장히 친절해 강추하고 싶은 곳. 스위스가 다 그렇지만, 체르맛은 특히 숙소가 굉장히 비싼데 시설에 비해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체르맛에서 머무는 이틀간 묵고 싶었지만 다음 날은 빈 방이 없어, 첫 날만 이 집에서 보냈다.

 

 

 

 

바로 옆에는 조그맣고 예쁜 교회가 있다.

 

 

 

 

밖으로 나가 체르맛을 둘러보니 앞에 뾰족한 마테호른 봉우리가 구름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주변이 구름에 잔뜩 가려져 있다.

다음 날 아침 마테호른을 보러 가야하는데 내일도 이러면 어쩌나 싶었다.

오기 얼마 전부터 이곳 날씨를 수시로 체크해 봤는데 계속 비가오고 흐린 것으로 나와 있어 걱정됐으나 좋아지기만을 고대하며 그냥 스케줄을 잡았었다. 나중에 날씨가 좋아지는 쪽으로 예보가 점점 바뀌긴 했는데...날씨를 보니 다시 걱정스러웠다. 비만 안와도 다행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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