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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Utah, Arizona, Nevada

황야의 신비, 장엄한 아름다움...아치스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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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캐년에서 아치스(Arches)국림공원까지는 차로 5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길이다.

사실, 아치스까지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아치스에 대해 특별히 사전 지식도 없어 포기하고 바로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로 갈까 고민도 했다. 가기로 결정을 하고 나서도, 산을 여러 번 넘어 험준한 길을 달리면서 남편과 난 괜히 가는 건 아닌가 미심쩍은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아치스에 들어서는 순간 그런 생각이 싸악 없어졌다. 가지 않았다면 정말 후회했을 곳~~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들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유타주 아치스 국립공원 입구. 이곳은 자이언캐년이나 브라이스캐년과는 달리 셔틀버스가 없으니 각자 자동차로 구경해야 한다.

입장료는 도보나 자전거, 모터사이클 이용 입장객은 1인당 5달러,

차량 편으로 입장할 경우 승객 전원 포함 차량 한 대 당 무조건 10달러.

 

 

 

거대한 붉은 바위들이 길 양 옆으로 도열한 채 방문객들을 반긴다.

시닉 드라이브(scenic drive)를 따라 천천히 달리며 중간중간 뷰포인트(view point)에 내려 구경할 수 있다.

 

 

 

 

 

 

언덕을 넘어 공원에 진입하면 시야에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조각품 Park Ave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 세 사람이 마주보며 다정스럽게 얘기를 나누는 듯한 모습을 한 바위 Three Gossips가 보인다.

 

 

 

 

 

  

 

윈도우스 섹션(Windows section) 지역에 있는 Balanced Rock.

바위의 전체 높이는 39m, 위에 아슬아슬하게 얹혀 있는 감자처럼 생긴 바위는 그 높이가 16.75m에 이른다.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금방이라도 바위가 떨어져 내릴 것처럼 아슬아슬, 위태로워 보인다.

 

  

 

 

아치스국립공원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천연의 아치 모양 바위들이 모여 있다.

7만3천 에이커 넓이의 이 공원에는 바위 구멍의 지름이 1m도 안 되는 작은 것에서부터

90m가 넘는 거대한 것까지 바위 아치가 무려 2천 개가 넘는다.


 

 

 

마치 바위에 창문이 난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 윈도우란 이름이 붙은 Windows Section은 에덴 정원이라고도 불린다.

 

 

 

드디어 아치스국립공원의 핵심 델리킷 아치(Delicate Arch).

20m 높이의 델리킷 아치는 유타주의 아이콘이자 자동차 번호판과 우표에 새겨진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붉고 황량한 사막의 땅위에 홀로 우뚝 솟은 기암은 장엄하고도 신비스런 아름다움을 지녔다.

힘차게 솟아오른 아치의 웅장함과 곡선의 섬세함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어 마치 한 점의 훌륭한 예술작품을 보는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델리킷 아치 바로 앞까지 걸어가 이 오묘한 대자연의 걸작품을 가까이서 관찰한다.

델리킷 아치에 이르는 길은 아치스국립공원에서는 물론이고 유타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트레일 중의 하나로,

주차장에서 왕복 4.8km, 천천히 걸으면 왕복 2시간 정도 걸린다.

 

우린 오후 늦은 시간에 아치스에 도착한 탓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Upper Viewpoint에 올라 조금 멀리서 그 모습을 감상했다.

다음에 다시 한번 찾아가, 그때는 꼭 아치스 앞까지 걸어가 보고 싶다!!

Upper Viewpoint는 인근 주차장에서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되고, 시간이 더 없는 경우엔 이보다 주차장 인근의 Lower Viewpoint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다.

 

 

 

 시닉 드라이브의 끝 Devils Garden 지역의 아치.

 

 

 

 

천연 아치의 경이로운 풍경은 오랜 세월과 바람, 물, 그리고 급격한 기온 차가 어우러져 빚어낸 자연의 기적이다.
3억 년 전 이 지역에 바닷물이 들어왔을 때 수 백미터 두께의 사암 지대가 콜로라도 고원에 생겼고, 이후 고여 있던 바닷물이 증발하면서 드러나게 된 사암들이 1억년이 넘는 장구한 세월에 걸쳐 조금씩 침식되면서 현재의 모래 아치들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최고 40도를 넘는 여름과 영하 17도로 내려가는 겨울의 극단적인 기온 차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금도 오래된 아치들은 침식돼 무너지기도 하고 새로운 아치들이 형성되기도 하면서 그 모습이 늘 조금씩 변형되고 있다.

 

 

 

 

어둠이 깃들기 시작하는 아치스를 떠나면서...

 

아치스를 사랑한 생태주의 작가 에드워드 애비는 아치스국립공원 관리원을 자임하고 1956년부터 2년간 아치스에 홀로 머물며

야생에 대한 예찬과 파괴에 대한 절규를 담은 비망록 'Desert Solitaire'을 펴냈다.
그러나 100만년간 은둔했던 아치스가 포장도로를 따라 밀려든 관광객들에 의해 훼손되어 가자 그는 깊은 회의에 빠졌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여기던 이곳을 떠나고 말았다. 애비는 이 황야를 '인류가 보존해야 할 낙원'이라고 묘사했다.

 

공원에서 머지 않은 도시 Moab에는 캠프그라운드에서부터 리조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숙소들이 모여 있다.

우리도 이곳의 한 모텔에 여장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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