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SA/Washington

북미의 프로방스, 라벤더 향기를 찾아서

반응형

지난 번 포트 엔젤레스에서 올림픽 반도의 서쪽 끝 라 푸시를 찾아간 데 이어 이번에는 동쪽으로~

라 푸시가 영화 Twilight의 흔적을 따라간 여정이었다면, 이 쪽은 순전히 라벤더를 보기 위해 떠난 여행이었다.

라벤더 향을 워낙 좋아해서 집에서도 화분에 라벤더를 기르고 있는 터라 '북미의 라벤더 수도'가 있다길래 꼭 가보고 싶었다.

포트 엔젤레스에서 동쪽으로 20분 정도 더 가면 나오는 작은 마을 스큄(Sequim)이 바로 그곳.

 

 

 

 

 

 

 

 

라벤더가 한창인 농장은 온통 보랏빛~~ 보랏빛 향기가 바람에 날리는 듯 하다.

스큄에는 40여 개의 라벤더 농장이 모여 있어 북미의 프로방스라고도 불린다. 1995년부터 3년간 8개로 시작된 이 일대 라벤더 농장이 점점 늘어나게 된 것.  이 일대에서 매년 11만 그루 라벤더가 생산되어 향수, 화장품, 요리, 약품, 공예, 장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다른 농장인 Port Williams 라벤더 농장.

이 농장을 11년 째 운영하고 있는 주인 마이클 씨가 라벤더 종류와 재배법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이 농장에서 재배하는 라벤더 종류만도 5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아내는 주로 위에 보이는 기념품 샵을 맡아하고, 아들은 뒤에 살짝 보이는 밭에 블루베리를 심을 계획으로 열심히 가꾸고 있다.  딸기와 래즈베리, 블루베리도 이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것들이다. 참으로 열심히 일하는 농장 식구들!

 

왼쪽에 보이는 것은 라벤더에서 오일을 추출하는 장치.

 

 

 

 

 

 

 

썬샤인 허브 & 라벤더 농장. 라벤더를 예쁘게 잘 관리해 놓고 있다.

 

스큄이 주요 라벤더 생산지가 된 것은 기후 덕분이다. 이 지역은 올림픽 산맥이 비를 막아주는 구실을 하여 서부 워싱턴 지역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

연간 500mm도 안되는 강우량으로 'Sunny Sequim'이라 불리는 온화한 기후는, 햇빛 많고 건조해야 하는 라벤더 재배에 꼭 알맞은 조건을 지녔다. 세계 최대의 라벤더 생산지 프랑스 프로방스와도 비슷한 기후다.

 

 

 

예쁜 보라색 의자는 꼭 한 번 앉아보고 싶게 만든다. 그냥 지나치면 예의가 아니지~^^

 

 

 

 

농장안의 기념품 샵에는 라벤더 비누나 오일, 화장품, 방향제와 데코레이션 등 라벤더의 모든 것을 갖춰 놓았다.

농장에서 신선한 라벤더를 직접 꺾어 구입하는 U-pick도 가능하다. 보라빛으로 뒤덮인 라벤더 농장을 배경으로 화보의 주인공이 되보는 것은 물론 공짜~


 

 

 

상가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시내. 스큄은 인구 5천 여명의 작은 마을이다.

이 작은 마을에서 매년 7월 중순 경 열리는 라벤더 페스티벌은 북미 최대 규모의 라벤더 축제다. 축제기간 동안 스큄과 주변 던저니스 밸리 일대 라벤더 농장을 무료 셔틀버스로 자유롭게 돌아볼 수 있으며 거리에서 장터도 열린다.

아쉽게도 작년에 우리가 갔을 때는 축제가 시작하기 바로 전이었지만, 농장은 물론 축제 기간이 아니라도 마음대로 들러 볼 수 있다.

올해 축제기간은 7월20일부터 22일까지.

 

 

 

스큄에서 35분 더 가면 올림픽 반도의 동북쪽 땅끝마을 포트 타운센드(Port Townsend)에 닿는다.

한 때는 '꿈의 도시'라 불리며 번영을 누렸으나 이후 쇠락해 버린 도시로, 지금은 빅토리아풍의 옛스러운 빌딩과 주택들 만이 당시의 영화를 잘 말해주고 있다. 옛 도시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마치 19세기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옛 건물들을 잘 복원돼 있지만, 벗겨지거나 방치된 건물들이 쇠락해버린 한 도시의 이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좀 쓸쓸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60년대에는 에술가, 히피들이 많이 모여들었다는데 그래서 인지 거리에는 아트 갤러리와 뮤지엄, 앤틱 샵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사진은 다운타운에 있는 오래된 건물과 Jefferson County Courthouse(오른 쪽).


 

 

 

포트 다운센드의 대표적인 공원 포트 워든(Fort Worden) 스테이트 파크안에 서있는 미 해안 경비대의 포트 윌슨 등대.

해안가에 넓게 펼쳐진 이 공원은 19세기에 군대 요새였던 땅으로, 예술가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다양한 공연이 열리는 장소로 이용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