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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a

3년만에 다시 찾은 카리브해의 흑진주, 쿠바 아바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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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바라데로에 다녀온 뒤로 하루 시간을 내 다녀온 수도 아바나(Havana)가 자꾸 머리에 떠올랐다. 한 때는 화려했음이 분명한, 그러나 오랜 세월동안 돌보지 않아 벗겨지고 허물어져 가는 옛 건물들, 그리고 이 건물들과 하나인 듯한 쿠바인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경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었다.

 

작년 12월, 춥고 비가 자주 내리는 빅토리아의 겨울을 벗어나기 위한 여행지로 아바나를 가자는데 남편과 합의~ 인터넷을 뒤져 7박8일간 900달러 정도의 All inclusive 아바나 패키지를 찾아냈다. 캐나다에서 멕시코나 쿠바 등 카리브해 국가의 휴양지를 가려면 항공권, 호텔 숙박, 식사, (무제한의) 술과 음료까지 포함되는 All inclusive Package가 가장 편리하고 경제적이다. 

계절과 호텔에 따라 가격 차가 매우 크지만, 대개는 밴쿠버 출발 7박8일에 1,200~1,500달러 정도(4스타호텔 기준). 쿠바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토론토나 몬트리올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으로도 쿠바여행이 가능하다.(운이 좋으면 500달러 대도 만날 수 있다)  

 

마침내, 3년만에 다시 쿠바행 비행기에 올랐다.

 

 

바라데로 국제공항. 밴쿠버를 출발한 Air Transat 전세기는 아바나가 아닌 바라데로국제공항에 내린다. 아바나는 여기서 버스로 다시 두 시간 정도 가야한다.

 

음습한 겨울을 탈출하려는 캐나다와 유럽인들의 겨울 휴양지로 새롭게 떠오르는 별, '카리브해의 흑진주' 쿠바는 근래 들어 관광객 수가 매우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외국인 접촉이 불법으로 간주되던 1997년 당시 단 37만 명에 불과하던 외국인 입국자 수가 작년에는 230만을 넘어섰다. 이들의 행선지는 아바나 100만 명, 바라데로 100만 명 정도 되고, 나머지 30만 명은 다른 지방 도시 휴양지로 가는 사람들이라고 가이드가 안내한다.   

 

쿠바에 입국할 때는 Tourist card를 작성하면 입국심사할 때 반쪽은 잘라가고 나머지 반은 잘 보관하고 있다가 출국할 때 반납해야 한다. 25달러(캐나다 출국의 경우)를

내고 구입하는데 만약 잘 못 쓰면 새로 사야 하니까

틀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쓰는 것이 중요하다.

 

바라데로 공항의 특이한 점 하나. 도착 후 입국심사대를

벗어나면 마음대로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공항을 벗어나기 직전, 뜬금없이 다시 한번 몸수색을 한다.

다른 나라에선 비행기 탑승 전에 하는 몸수색을 왜 밖으로

나가기전 하는 것인지 아직도 궁금하다.

 

 

 

 

 

빨간 것은 음료수 가판대. 공항 이미지와는 좀 안 어울리는 듯 ^^ 참으로 소박하고 한산한 공항 앞 풍경. 이 공항 이용자는 외국여행자들이 전부인듯 싶다. 공산국가인 쿠바에서는 공항직원, 공항택시운전수, 가판대 직원 등 모두 국가에 의해 고용된 일종의 공무원들인 셈이다. (시내에는 사설 택시도 일부 있긴 하다)

 

 

 

공항청사를 빠져나오면 바로 앞 주차장에 여행객들을 각기 예약한 호텔로 태우고 갈 버스들이 미리 대기하고 있다. 앞 유리창에 오렌지색 번호판이 붙어있다. 버스는 대부분 중국산.

말이 좋아 공항주차장이지 겨우 버스 20여 대를 댈 수 있는 크기에 불과했다. 하긴 개인 소유 승용차가 전무하다시피한 쿠바에서, 더구나 관광객 중심의 공항 주차장이 클 필요가 없는 건 당연지사?!  

 

 

 

창밖으로 보이는 배부른 야자수 모양이 특이하다.

 

 

아바나로 가는 도중 버스가 휴게소에서 잠시 섰다. 휴게소도 소박하긴 마찬가지. 몇 가지 음료수와 과자류, 조잡한 기념품등을 팔고 있다. 한국 시골의 구멍가게 규모로 오히려 향수가 느껴질 정도.

가게 옆에 붙어 있는 화장실도 소박하기는 마찬가지. 그나마 수세식인게 다행! 관광 인프라가 아직 초보수준이라는 것을 체류기간 내내 느끼고 경험할 수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친근감이 느껴지는지도 모르지만...  

 

 

 

휴게소 앞에서 만난 쿠바네로. 아저씨들의 표정이 너무나 순박하다. 쿠바혁명(1959년) 이전 쿠바에 살던 미국인들이 들여온 이런 골동품 차들이 쿠바에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흔하게 볼 수 있다. 

 

쿠바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쿠바는 세계인들에게 동경의 땅이자 미국인들에게는 가장 인기 높은 신혼여행지 였다고 한다. 단지 지리적으로 가깝고(플로리다주 키 웨스트에서 불과 160km 떨어져 있다) 태양과 바다가 좋기 때문 만은 아니다. 금주령이 지배하던 당시의 미국과 달리 쿠바는 술과 도박, 마약이 넘치는 환락의 땅이었으며, 여기에다 쿠바는 미국인들이 그리도 동경하는 긴 역사라는 값진 자산을 가지고 있다.

 

 

휴게소 옆 바닷가, 파도 치는 바위에 서서 낚시하고 있는 남성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이는데...

 

 

 

드디어 앞으로 일주일을 묵게 될 숙소 트로피코코 호텔. 아바나 시내에서 동쪽으로 20km 정도 떨어진 Santa Maria del Mar 해변에 자리잡고 있다. 학교 건물처럼 보이는 이 호텔 시설은 한 마디로 별로 였다. 그러나 카리브해가 바로 눈앞에 펼쳐지고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조용한 점은 좋았다.

 

호텔에서 아바나 시내까지는 매일 무료 셔틀(아침 9시 호텔 출발, 낮 1시 시내 출발 하루 1회 왕복)이 운행되서 편리했다. 셔틀 시간이 안맞으면 Hop on, Hop off 투어버스(1인 당 왕복요금 5CUC)도 호텔 바로 앞에 선다. 올드 아바나까지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 

 

 

호텔 난간에서 바라다 본 주변의 야자수와 들녘 풍경이 한적하고 시원스럽다.

 

 

 

Santa Maria del Mar 해변. 희고 고운 모래와 길게 늘어진 해변이 바라데로 못지 않다.

도착한 날은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카라브해의 쪽 빛 바다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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