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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a

바라데로에서 아바나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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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 갈 때까지는 사실 아바나(Havana)란 도시에 대해 거의 몰랐었다. 바라데로가 쿠바의 가장 유명한 휴양지라는 것도 휴가지를 서치하다가 알았고, 아바나에 대해 아는 것은 쿠바의 수도라는 것 정도...그곳에 직접 가보기 전까지 쿠바는 참 낯선 나라였다.

아바나가 옛 유럽풍 건물들이 많은 오래된 도시라고 하길래 하루 방문 계획에 넣었다. 그러나 아바나는, 몇 시간 동안 보기엔 너무 아쉬운, 매력 가득한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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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까지 데려다 줄 비아줄(Viajul) 버스 오피스. 떠나기 전에 돌아오는 버스편에 대해 확실하게 알아놓아야 한다. 이유는 뒤에 나온다^^여기에도 역시 체 게바라가 걸려 있다.

아바나는 바라데로 해변에서 서쪽으로 142km 거리로, 버스로 두시간 정도 걸린다. 버스가 중간에 한번 쉬는데 이곳에서 악사들 연주도 듣고 칵테일도 한잔씩 마시고 한다.

아바나 도착. 아바나의 상징이자 올드 타운 관광중심지인 까삐똘리오(Capitolio).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된다.

까피똘리오 앞 계단은 쉬기도 할 겸 올드 아바나의 건물들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기에 딱 좋은 장소. 위에 앉아 있는 아저씨는 오래된 사진기로 옛날 분위기 나는  추억의 흑백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사다.

여기 앉아서 한참을 구경하며 시간가는 줄 몰랐는데...지난 12월 다시 아바나를 찾았을 땐 계단 앞을 막아버려(임시인지 아예 막은 건지...) 너무 아쉬웠다.

198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도 아바나의 구 시가지는 스페인이 지배하던 16세기에 조성됐다. 스페인 풍의 석조건물들이 고스란이 남아 건물만 보면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아바나 대성당과 성당 앞 풍경.

한 호텔 노천카페 앞의 악사들. 도시 어디에서나 경쾌한 삼바리듬을 들려주는 악단들을 볼 수 있다.

아르마스 플라자 옆에서는 책도 팔고 노천 갤러리에서 그림과 공예품도 판다. 지금은 갤러리와 공예품 시장이 바닷가 옆 엄청 넓은 건물안으로 이동했다.  

아바나 성당 옆 골목에 있는 참으로 평범해 보이는 라보데기따 델 메디오. 노인과 바다로 유명한 헤밍웨이가 매일같이 들러 모히토 칵테일을 즐겨 마셨다는 유명한 레스토랑이다. 쿠바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칵테일 모히토는 3년산 럼주로 만드는 것으로 자극적인 향을 풍기는 민트를 첨가해 오묘한 맛을 낸다. 청소하는 아주머니의 표정이 ㅎㅎ 

레스토랑 안 벽면에는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야할 높이까지 이름 하나 써 넣을 곳이 없을 만큼 방문객들의 서명으로 완전 빼빽하다.3인조 악사들이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며 음악을 연주한다. 약간의 팁만 주면 OK.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들려줄까?' 하길래 '로맨틱한 것' 했더니 즉시 베사메무쵸가 흘러나왔다.

  

예전에 요새였던 튼튼한 석조 건물로, 안에는 박물관과 카페가 있다. 

멀리 바다 뒤로 또다른 요새, 모로 성이 보인다.

바라데로에서 처럼 여기도 거리에서 수업을 하는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쿠바에선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국가가 대학, 대학원 및 박사과정까지도 완전 무료로 지원하니 국민 각자가 가진 재능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국가 소유가 아닌가 싶다. 

바라데로로 돌아갈 땐 고생 좀 했다. 버스를 내린 곳에서 타면 된다고 했는데 버스 타는데도 없고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마침 일반버스 운행을 안내하던 차장을 만나 물어보니 비아줄 버스 터미널까지 가야한다는 거다. 그것도 일반 버스를 타고 30분이나 가야한다는 거다.

원래 거기 가는 버스가 안서는 곳이라는데 이 차장 아저씨(왼쪽)가 버스도 세워주고(차장의 파워가 꽤 센듯^^) 차비까지 주었다. 쿠바는 좀 복잡하게 화폐가 두 가지다. 버스비가 2페소(현지인들이 쓰는 CUP)라는데 우리한테는 외국인용 CUC(1 CUC=약 25 CUP) 밖에 없었다. 돈을 바꿀 수 있냐고 했더니, 차장은 걱정말라며 차비를 그냥 주는 거였다. 고마움의 표시로 뭘 줄까하다 남편이 마침 가지고 있던 고급 볼펜을 주었더니 너무나 좋아하며 셔츠 주머니 제일 앞에 끼웠다. 주머니에 살짝 보이는 금색 볼펜^^

버스 터미널에 잘 도착했으나, 직원들 일처리는 도무지 이해가 안갔다. 예약을 안했다고 기다려야 된다 (예약해야 된다는 얘긴 처음부터 없었다), 버스가 만원이면 오늘 못탈 수도 있으니 기다려보라 하며 걱정을 하게 만들었다. 무려 2시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보니 만원은 커녕 거의 텅텅 빈 버스였다. 도시 아름답고 사람 친절한데 시스템이 안따라주는 나라...

아무튼 이 도시에 끌려 작년 12월엔 아예 아바나로 행선지를 정해 다시 찾았다. 그때 본 아바나의 본격적인 모습은 나중에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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