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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Austira

동화 처럼 예쁜 마을, 할슈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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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Sound of Music'을 통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그 풍경. 그 한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품고 있는 곳이 바로 오스트리아 짤스캄머구트(Salzkammergut) 지역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소문난 이 지역에서도 알프스 산맥의 한 자락을 뒤로 하고 할슈테터호(hallstattsee) 호반에 들어선 마을 할슈타트(Hallstatt)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유럽 가기전 찾아본 가이드 책자에서도 할슈타트가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고 칭송이 대단했고, 사진만 봐도 동화 같은 마을 모습에 굉장한 기대를 가지고 간 곳 중 하나가 할슈타트였다.

 

그런데...이틀간 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 탓에 청량한 풍경을 보지 못했다. 약 20일간의 여행 기간 내내 화창한 날씨여서 운이 좋았는데, 그라츠에서 잠깐 소나기가 온 것 말고는 유일하게 비가 왔던 곳이 바로 할슈타트다. 그라츠를 출발할 때만 해도 날씨가 맑았는데 기차가 할슈타트에 가까와지면서 점점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할슈타트 기차역은 호수 건너편에 있다. 기차로 할슈타트에 가는 경우 역에서 내려 마을까지 배로 건너가야 한다.  

기차역은 정말로 조그만 시골역이다. 벽에 기차 스케쥴이 달랑 하나 붙어있고, 대합실안에는 벤치가 3~4개 놓여있다.

이 날 기차에서 내려 바로 할슈타트를 한번 보고 다음 날 다시 가볼 예정이었지만, 시간도 늦은데다 비가 내려 으스스한 분위기라 내일 가기로 하고 그냥 숙소로 갔다.

저녁에는 아예 소나기가 엄청 쏟아지는 바람에 산책을 나갔다가 흠뻑 젖어서 돌아왔다. 유럽여행 중 정말 최악의 날씨....

 

 

 

 

 

 

 

다음 날도 역시 비가 내렸다. 역에서 배를 타고 마을로 갔다. 10분 정도면 할슈타트에 닿고 배 값은 1인당 편도 2.40 유로.

 

마을에 도착해서 보니, 산과 할슈타트 호수 사이에 아늑하게 들어선 집들이 그야말로 그림같다. 비가 오니까 호숫가에 물안개가 뽀얗게 피어서 더 신비롭게 보이기도 하고~

 

 

 

 

백조의 호수...

 

 

 

 

배에서 내려 마을로 들어가는 주 도로는 단 하나밖에 없다. 걸어서 마을 끝까지 20분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이 마을 거리는 5월~10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차량 통행이 제한된다고 한다.  

 

할슈타트에는 아시안 관광객들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관광버스에서 수시로 내리는 단체 관광객들을 보니 중국인들이 대부분이었고 한국관광객들도 많이 보였다. 아시안들에게 특히 인기있는 곳이 할슈타트인 듯하다.

하긴 중국 광동지방에는 할슈타트 실제 크기로 복제된 '짝퉁마을'까지 만들어 놓았다니 놀라울 뿐이다.

 

 

   

 

완벽한 자연환경에 예쁜 건물들까지 어우러지니 정말 동화속 풍경이 따로 없다.

이곳 집들은 대부분 산을 깍아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할슈타트를 찾는 여행자들이 끊이지 많으니,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숙소와 카페, 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다.

집들은 물론 카페나 호텔 등 건물들도 하나같이 아담하고 예뻐서 동화 속을 걷고 있는  느낌이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교회가 나온다. 

교회 앞에는 마치 장식품 처럼 화사하게 놓여 있는 비석과 꽃들이 우선 눈에 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묘지를 예쁘게 잘 가꾸는 것으로 유명하다더니 과연 그말이 맞는 듯.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호숫가 전망은 더욱 아름답다.

 

 

 

 

 

 

 

교회에서 좀더 걸어가면 할슈타트를 가장 아름다운 각도에서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가 나온다. 산과 호수, 마을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그림이 완성된다.

할슈타트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 세계 최초의 소금광산이라는 역사적인 가치도 인정받은 것. 이곳에는 BC 2000년부터 소금광산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Salzkammergut' 이라는 이름의 'salz'가 바로 salt, 소금에서 왔으며 할슈타트의 'hal' 또한 고대 켈트어로 소금을 뜻한다고 한다. 지금도 산에 남아있는 소금광산의 흔적이 찾아가는 소금광산 투어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다행히 비가 좀 그치기는 했지만, 원래 계획했던 호수 주변 트레일 걷기는 포기했다.

대신 마을의 한산한 곳까지 한참 걸어가 봤다. 단체로 온 관광객들이 오고 가고 하는 통에 번잡한 마을 중심과는 달리 한적하게 걸을 수 있었다.

 

 

 

 

원래 계획 보다 좀 일찍 마을을 떠나기로 했다,

배를 타러 내려가면서 보니, 오후에 마을로 들어오는 관광객들이 더 많아지고 거리도 빈큼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모습이다.

 

 

 

 

 

 

배에 올라타고 그림같은 마을을 다시 한 번 눈에 담아본다.

 

할슈타트는 내겐 동화같이 예쁜 마을, 딱 그정도의 느낌이었다. 이번 유럽여행에서 푹 빠졌던 몇몇 도시들에 비하면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우선 날씨 때문에 할슈타트가 가진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고, 호젓함이 어울리는 작은 호숫가 마을에 수시로 내리는 그룹투어 버스,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바삐 몰려 다니다 보니 어수선한 느낌도 있고, 또 기대가 너무 컸던 탓도 좀 있었는지 모르겠다. 날씨 좋을 때 다시 간다면, 이번에 비 때문에 못 걸었던 주변 트레일을 걸으며 한적하게 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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