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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Italy

황금빛으로 빛나는 두오모 일품, 중세마을 오르비에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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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중부의 작고 아름다운 마을 순례 여행길은 토스카나주 Toscana를 거쳐 움브리아주 Umbria의 두 중세마을로 이어진다.

움브리아주에서 찾아간 곳은 오르비에토 Orvieto와 아씨시 Assisi 등 두 개의 언덕 위 중세마을.

 

토스카나와 마찬가지로 움브리아 지역의 마을들도 대부분 높은 언덕위에 형성돼 있다. 이 중 오르비에토는 해발고도195미터의 바위산 언덕 위에 우뚝 솟아 있는  중세 마을이다. 오르비에토는 원래 고대 에트루리아의 12개 도시 가운데 하나였으나 나중에 로마의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중세마을 대부분이 평지 대신 언덕 위에 마을을 형성한 이유는 뭘까. 도시국가간 전쟁이 빈번하다 보니 방어하기 쉬운 절벽 위에 모여 살게 됐다는 이유도 있지만, 중세 시대 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은 흑사병에서 피하기 위해 높은 지대로 이주하게 됐다는 것도 한 이유로 알려져 있다.

 

 

 

 

오르비에토는 깎아지른 듯 마을을 둘러싼 음회암 암벽과 이와 같은 재질의, 'tufa'라 불리는 암석으로 쌓은 성벽이 요새를 이루며 마을을 보호하고 있다. 

 

 

 

호텔에 짐만 풀어놓고 마을 중심이 있는  성벽 언덕으로  향했다. 기차역에서 성벽 마을로 오르는 방법은 버스, 택시도 있지만 푸니쿨라가 가장 편리하고 색다른 재미도 있다. 

우리도 푸니쿨라를 타고 성벽 마을로 올랐다. 요금은 1인당 2.30유로, 2분 정도면 마을에 도착한다.

푸니쿨라에서 내려 성벽에 오르면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여기서 성벽 외곽을 따라 한참을 걸어야 옛 건축물들이 모인 마을 중심부에 닿는다.

 

 

 

 

성벽 위에서 내려다 본 오르베에토의 주거 지역. 성벽에 둘러싸인 시내에는 새로운 주거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주거지역은 주로 마을 아래에 모여 있다.

 

 

 

 

 

 

오르비에토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덕 위 도시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 '고딕건축의 보석'이라 불린다는 바로 이 두오모다.

높은 언덕 마을 가운데에 당당히 서있는 두오모는 거대하고 웅장한 외관으로 이 도시를 압도한다. 두오모는 13~14세기에 걸쳐 완성됐으며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이 혼합돼 있다. 건물의 외관에 블랙과 화이트의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이하며 정면 파사드에 새겨진 장식은 너무나 정교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탈리아는 물론 세계 최고의 성당 중 하나로 꼽힌다는 것이 과장이 아닌 듯.  

마침 저물어 가는 햇살을 받은 두오모가 황금빛으로 빛나며 더욱 찬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외관 뿐 아니라 내부 또한 유명하다. 특히 루카 시뇨렐리의 프레스코 천정화 '최후의 심판'은 바티칸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에도 영향을 준 걸작으로 알려졌다.

이 천정화를 꼭 보고 싶었는데 피엔자에서 몬테풀치아노로 가는 엉터리 버스 시간표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다 이곳에도 예정보다 훨씬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이미 내부가 닫을 시간이었다. 다음 날 다시 가기엔 일정이 너무 빠듯해 아쉽지만 이번엔 포기했다.

 

 

 

 

내부를 못 본 대신 외관이라도 최대한 감상하기로 했다. 두오모가 가장 잘 보이는 광장의 바로 오른 쪽 카페에 앉아 저녁을 먹으며 햇볕이 사그러지고 어둠이 내릴 때까지 이 아름다운 건축물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오르비에토에서 두오모와 함께 또 하나 유명한 것은 바로 도자기 공예. 두오모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세라믹 공예를 파는 이런 가게들이다. 오르비에토는 전통적으로 도자기 공예의 중심 도시로 알려져 왔다.

 

 

 

 

 

 

 

화려한 색과 디자인이 돋보이는 갖가지 접시와 장식품들이 시선을 잡아 끈다.

이럴땐 배낭 딱 하나씩만 짊어지고 온 배낭여행자의 처지가 좀 안타깝다. 무게 때문에 짐을 최대한 줄이고 줄여 최소한으로 가져 왔기 때문에 뭐 하나라도 사는 것이 부담스럽다.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았으니 조심스럽기도 하고...

손이 가는 것을 꾹 참고 할 수 없이 눈으로만 즐겼다 - -;;

 

 

 

 

오르비에토에는 두오모 외에는 특별한 건축물은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어둠이 내리자 성벽안 좁다란 골목길들은 오렌지빛 불빛들로 은은하게 빛나고, 알록달록 예쁜 세라믹 도자기들이 있어 더 정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골목길을 걸으며 짧았던 중세 도시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했다.

내일은 또 다른 중세도시 아씨시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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