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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Italy

독특한 매력의 파스텔톤 해안마을 베르나짜: 친퀘테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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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퀘테레Cinque Terre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오래 전인 2007년 유럽여행 때였다.

당시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세 나라를 여행했다. 기차가 프랑스의 아름다운 해안가 꼬따쥐르 Cote d'Azur를 지나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해안을 달릴 때, 기차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앞자리 여자 분이 5개 마을이 있는 친퀘테레를 꼭 가보라고 알려주었다.

그 때부터 남편과 난 친퀘테레라는 독특한 이름이 재미있어 친퀘테레 친퀘테레~~ 하며 노래를 불러왔다.

알고 보니 유럽 여행 브로셔에 단골로 등장하는 컬러풀한 풍경이 그곳. 그러나 그 뒤 갔던 유럽행에서도 기회가 없었다가 이번에 이탈리아 여행의 출발지로 친퀘테레를 택했다.

 

친퀘테레 'Cinque Terre'는 잘 알려진 대로, 'Five Lands(다섯 개의 땅)'라는 뜻이다.

이탈리아 Liguria 지역에 위치한 Monteroso al Mare, Vernazza, Corniglia, Manarola, Riomaggiore 이 다섯 마을이 친퀘테레를 이룬다. 친퀘테레의 가장 큰 매력은 각각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 이 5개 마을의 풍경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마을을 이어주는 트레일에 있다.   깎아지른듯한 해안 절벽 위에 만들어진 'Blue Path'라 불리는 총 12km 거리 트레일을 다 걸을 필요는 없지만, 한 구간이라도 걸어봐야 친퀘테레의 진짜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다.

이탈리아의 국립공원 친퀘테레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돼 있다.

 

이중에서도 베르나짜는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마을이다. 

 

 

 

 

베르나짜에 숙소를 정하고 이곳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기차역에서 나오자 마자 만나는 거리 Via Roma는 여행객들로 가득했다. 레스토랑과 상점들이 즐비한 길이다.

 

 

 

 

이 길을 조금 걸어가니 골목이 나올 것 같은 거리에 생각지도 않게 돌연 바닷가 항구가 눈 앞에 불쑥 나타나 깜짝 놀랐다.

 

 

 

 

바닷가에 서있는 산타 마르게리타 디 안티오키아 Santa Margherita d'Antiochia는 1318년 건설된 아름다운 성당으로 베르나짜의 랜드마크 구실을 하고 있다. 그 앞에 마르코니 광장  Piazza Marconi이 보인다.

바닷가와 성당, 항구 주변에 들어선 파스텔톤 건물들이 모여 그림 같은 마을을 만들어 준다..

 

 

 

 

 

 

베르나짜의 가장 큰 매력은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다.

9월 중순이었는데도 여름철 처럼 따스한 날씨. 많은 사람들이 항구 바닷가와 돌로 된 바닥, 바위에 앉거나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편안하고 자유스러운 모습들이 어느 바닷가 풍경과도 다른 아주 독특한 느낌이었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빚어내는 완벽한 조화가 그곳에 있다.

 

 

 

 

 

 

 

 

언덕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마을 전망은 한 폭의 그림이다. 친퀘테레를 소개하는 사진이나 엽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바로 그 전망이다.

사진 찍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몬테로쏘 방향 트레일을 따라 5분 쯤 가다 매표소 조금 지나면 나오는 언덕 위.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집들이 이렇게 서로 다른 색깔을 갖게 된 이유가 장식 때문이 아니라, 전형적인 어촌 마을이었던 친퀘테레에서 어부들이 고기잡이를 나갔을 때 멀리서도 자기집을 쉽게 식별하기 위해서 였다는 점이다. 자기 집을 바라보며 아내가 집에서 나를 기다린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였던 셈이다.

 

 

 

 

코르닐리아로 가는 언덕에서 내려다 본 베르나짜.

 

 

 

 

바로 옆 마을 몬테로소 알 마레를 보고 돌아오니 마침 해가 막 지고 있었다.

 

 

 

 

편안한 자세로 일몰을 즐기는 사람들.

바닷가 바로 앞에 있는 이 레스토랑은 일몰을 보며 식사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다. 우리도 이곳에서 지친 다리를 쉬며 저녁을 먹었다. 다양한 종류의 피자를 즐길 수 있는데,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피자는 '역시 이탈리아!'임을 깨닫게 해준다.

 

 

 

 

 

 

베르나짜의 밤도 로맨틱하다. 항구는 낮과 다름 없이 여행객들로 넘친다.

 

 

 

 

와인 통을 테이블 삼아 한잔 즐기는 현지인들.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활짝 웃으며 포즈까지 잡아주는 유쾌한 사람들이다.

 

 

친퀘테레 Blue Path

 

 

 

친퀘테레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이킹이다.

몬테로소에서 리오마지오레에 이르기까지 모든 마을을 걸을 수 있는 12km의 트레일이 바로 sentiero azzuro, 즉 Blue Path(푸른 오솔길)다. 각 구간별 거리는

 

Monteroso al Mare-Vernazza: 4km

Vernazza- Corniglia: 4km,

Corniglia- Manarola: 3km

Manarola- Riomaggiore: 1km

 

모든 트레일을 다 걸으려면 5시간 정도 걸린다(마을 구경을 하는 시간은 물론 별도).

그러나 지난 2011년 10월에 발생한 대홍수로 트레일의 많은 부분들이 파손된 이후 오랫동안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Monteroso-Vernazza- Corniglia 구간만 오픈하고 나머지 두 구간은 폐쇄된 상태. 내년 4월 다시 열 예정이라고 한다.

따라서 Corniglia- Manarola-Riomaggiore 구간은 기차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기차가 수시로 운항하지만 시간에 따라 서지 않는 마을도 있으니 기차역에서 시간표 스케줄을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Blue Path를 걸으려면 친퀘테레 카드를 구입해야 한다. 

1일~7일권이 있으며 1일권 금액은 트레일만 이용하는 경우 7.50 유로, 트레일과 기차(Levanto~La Spieza 사이)를 포함하는 경우 12유로(2014년 여름 가격). 오후 7시30분 이후에는 카드가 없어도 트레일을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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