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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da /Vancouver Island

원시림의 거목들 속에서 힐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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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흔적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완전한 원시의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가끔 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곳이 바로 Cathedral Grove.

빽빽하게 들어선 이곳 원시림 속을 걷다보면 속세의 묵은 때가 다 날아가 저절로 힐링이 될 듯하다.

 

밴쿠버섬 나나이모 북쪽 팍스빌에서 서쪽 포트 알버니 방향으로 20분 정도 더 가면 맥밀런 주립공원(MacMillan Provincial Park)의 Cathedral Grove에 닿는다. 

 공원 이름은 1944년136헥타르에 이르는 땅을 정부에 기증한 임업가 H.R. MacMillan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으며

3년 후 주변 300 헥타르의 땅이 주립 공원으로 지정됐다.

 

 

 

 

공원에 도착하면 입구부터 거대한 나무들이 도열해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긴다.

주차장에서 양쪽으로 트레일이 있는데, 트레일은 길지는 않으나 어느 쪽을 가도 거목들 사이를 걸을 수 있다.

대부분 300년 정도 된 나무들이며 가장 큰 나무들은 800년 된 것도 있다고 안내문에 나와 있다.

 

 

 

 

마치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밀림 속 나무들 같다.

나무 가지가지 마다 덮인 푸른 이끼들 속에 시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월이 비껴간듯, 인간의 흔적이라고는 없는 원시적 자연의 세계에 빠져든다.

 

 

 

 

 

 

  이것이 바로 거목 중의 거목 Douglas fir(전나무) 'Big Tree'. 

높이 76m, 너비 9m로,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올라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안내판에 따르면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도착했던 1492년에 이미 나무 나이가 300살이었다니 지금은 800살이 넘는다.  
Douglas fir는 캐나다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가장 장수하는 종류인데, 1천 년 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Big Tree'앞은 차례를 기다려서 사진을 찍어야 할 정도로 인기 장소다.

거목 앞에 선 남편이 유난히 작게 보인다^^

 

 

 

 

 

군데군데 이렇게 거목들이 쓰러져 있다.

오래돼서 자연히 쓰러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1997년 새해 첫 날 이 지역을 강타한 거센 폭풍에 의해 쓰러진 나무들이다.

이 때 넘어진 수 백 그루의 거대한 나무들이 그대로 남아 트레일 군데군데에서 뿌리를 드러낸 거목들의  자취를 볼 수 있으며 

파괴된 트레일의 일부는 지금까지도 복구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쓰러진 나무들은 쓸모 없이 버려진 것이 아니다.

울창한 숲속에 빛과 공간을 마련해주고 그 뿌리는 성장하는 나무들에게 훌륭한 영양분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놀라운 재생 효과는 폭풍이 할퀸 상처를 자연적으로 치유하고 복원시켜 숲이 가진 본래의 아름다움을 다시 되찾게 해주었다.

 

인간이 쓰고 버리는 쓰레기들은 자연을 파괴시키지만, 나무는 그 수명을 다한 후에도 자연을 치유한다. 

 

 

 

 

숲 속 호젓한 곳에 자리잡은 화장실.

 

 

 

 

공원 보존을 위해 도네이션을 해달라고 죽은 나무에 만들어 놓은 모금함.

방문자들의 도네이션은 공원에서 추진하는 청소년 트레일, 자원봉사자 등 여러 프로젝트와 시설 보존에 사용된다. 

 

 

 

공원입구에서 만난 친절한 자원봉사자 아줌마 로즈마리.

독일에서 왔다는데 영어 클래스에서 소개해주어 안내를 하고 있다고. 영어 실력도 늘리고 봉사도 하고 일석이조~~

같은 반에 한국 친구들이 있다고 무척 반가워하면서 포트 알바니에 사는데 다음에 오면 자기 집에 놀러오라며 연락처까지 알려준다^^

같이 갔던 지인들에게 한국 돌아가면 엽서 한장 보내달라며 열심히 주소를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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