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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Switzerland

취리히에서 퓌센 가는 기차에서 초원의 빛을 - 스위스 여행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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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만 호 끝자락인 시용성 근처에서 하루밤을 묵은 후 다음 날 아침 브베이(Vevey)에 잠깐 들렀다가 취리히로 향했다.

기차로 10분 정도 거리인 브베이는 이웃 몽트뢰 처럼 휴양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챨리 채플린이 사망하기 전까지 25년을 살았다고 하여 더 유명해진 곳.

이 날 취리히에 들렀다가 독일 퓌센까지 가는 기차를 타야 하는데, 브베이의 평화로운 풍경에 빠져있다가 예정 시간의 기차를 놓치고 할 수 없이 다음 기차를 탔다.

 

 

 

 

 

 

취리히로 가는 기차에서 바라본 호숫가 전원 풍경이 너무나 한가롭다.

 

 

 

 

스위스의 수도는 베른이지만 가장 큰 도시는 취리히다. 국제금융과 경제, 상업의 중심지 취리히는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대도시.

그러나 취리히 호수와 함께 도심 한 가운데를 유유히 흐르는 리마트(Limmat)강을 따라 중세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들어서 조화를 이룬다.

 

앞에 보이는 건물은 취리히의 가장 오래된 교구교회 세인트 피터(St. Peter) 성당으로, 13세기의 로마네스크 양식 건축물. 탑에 있는 시계는 문자판이 무려 10m로,  유럽에서 가장 큰 시계라고 한다.

 

 

 

 

 

 

하늘을 찌를 듯한 청록색의 뾰족한 이 첨탑은 프라우뮌스터(Fraumunster) 성당. 

원래는 9세기 경 루드비히 2세에 의해 수녀원으로 지어졌다가

12세기 이후에 고딕양식으로 변형됐다. 

 

성당안 성가대 뒤쪽에 있는 5개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바로 마르크

샤갈의 작품으로 1970년 제작된 것. 샤갈의 화려한 색채와 독특한

표현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취리히 시내에는 박물관과 아트 갤러리가 많이 들어서 있으며 오페라 하우스와 극장 등에서는 음악회와 국제적인 행사들이 끊임없이 열린다.

 

 

 

유람선이 떠 다니는 리마트 강가에 우뚝 솟은 두 개의 타워는 그로스뮌스터(Grossmunster) 대성당.

취리히의 랜드마크로 사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그로스뮌스터 대성당은 '종교개혁의 어머니 교회'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스위스의 종교 개혁가 츠빙글리(Huldrych Zwingli)가 1529년부터 임종할 때까지 이곳에서 설교를 했기 때문이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은 11세기에서 약 100년에 걸쳐 세워졌으며 두 탑은 1763년 화재로 소실된 후 재건된 것. 

 

세인트 피터, 프라우뮌스터와 더불어 취리히의 3대 교회로 알려져 있다. 

 

 

 

 

취리히는 지난 2월 실시한 물가 조사 에서 작년 1위였던 도쿄를 제치고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도시에 오른 바 있다. 얼마 전의 샌드위치 가격 비교 조사에서는 제네바가 파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취리히, 제네바를 비롯한 스위스 도시들의 물가는 살인적이다. 맥도널드에 들어가서 햄버거와 콜라 하나 시켰더니13 euro가 나와서 기겁을 했다. 스위스에 있다가 이웃 독일로 가면 상대적으로 물가가 굉장히 싸게 느껴진다.

물가로만 보면 당장 빠져나오고 싶은 곳인데, 경치는 또 그리 아름다우니 문제~~

 

 

 

 

브베이에서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취리히에서 퓌센까지 가는 특급열차(하루에 몇 편 밖에 없다)는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승무원에게 상의하니 로컬 기차를 이용해 가는 루트를 알려주었다. 전혀 들어보지 못한 마을들을 거쳐 기차를 세 번 씩이나 갈아타고 가야 했지만,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라 마지못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창 밖으로 계속되는 시골의 한가한 전원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마음을 온통 뺏겨 버렸다. 푸르른 초원과 나즈막한 언덕위의 빨간 지붕 집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캘린더에서 보던 스위스 시골 마을 모습 그대로 '초원의 빛'이었다.

툭 트인 들판을 유난히 좋아하는 남편은 여기서 그냥 내리자고 할 기세였다^^ 늦게 출발하지 않았다면 이런 시골 마을을 가까이서 볼 행운을 놓쳤을 거라 생각하니, 늦은 것이 천만다행~~

가끔은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수확에 여행의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중간에 기차를 갈아탔던 마을 Feldkirk의 역에서 내려 주변을 잠시 둘러보니 교회 옆에 자그마한 공동묘지가 보인다.

 

 

 

 

 

 

두 번째로 기차를 갈아탔던 도시 린다우. 기차역 바로 앞에 아름다운 콘스탄스 호수(Lake Constance)가 펼쳐지고 등대도 보인다.

 

세 군데서 기차를 갈아타고 가는 바람에 퓌센에 예정보다 훨씬 늦게 밤에 도착해 좀 고생했지만, 충분히 가치있는 고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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